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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김치 만드는 사찰 비법

  • 생활
  • 입력 2015.12.01 10:47
  • 수정 2015.12.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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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대신 간장…단맛은 설탕 대신 홍시 등 과일로

▲ 일운 스님이 공개한 불영사의 김치.

급격히 떨어진 온도와 시린 바람이 한겨울을 알리면서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다. 배추가 가장 맛있는 겨울에 대량으로 김치를 만들어 1년 내 묵혀 두고 먹는 김장은 한국 전통 먹을거리 문화의 대표격이다. 핵가족화로 가족이 모두 모여 대량으로 김장하는 경우는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집집마다 김장을 통해 한해 먹을 김치를 확보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마늘·파 등 오신채 줄이고
화학 조미료는 일체 무첨가
자극적이고 짠 맛은 감소
담백하고 깔끔한 맛 일품

김치를 만드는 방식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고 맛의 차이도 크다. 그러나 김장 김치는 여름 김치에 비해 젓갈과 파, 마늘을 많이 넣어 짜고 자극적인 맛으로 만드는 것이 공통이다. 1년 내 먹는 김치인 만큼, 저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들 사이에 새로운 방식의 김장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사찰 비법을 활용한 ‘사찰식 김장’이다. 오신채와 젓갈,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찰식 김치가 ‘건강식’으로 알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사찰식 김치는 무엇보다 짜고 자극적인 맛이 훨씬 덜하며 익은 후에도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크다.

대신 김장 김치 특유의 진하고 강한 맛은 덜해, 일반적인 김장 김치와 맛의 차이가 꽤 크다.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는 사찰식 김장을 바로 적용하기보다 기본 김장 방식에 사찰 비법을 일부 가미하는 방식으로 서서히 변화를 주는 것을 추천한다.

파와 마늘 등 오신채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대신, 평소보다 적게 쓰면서 무나 양파 등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설탕 등 화학 조미료 대신 홍시나 배 등 과일을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단맛을 더할 수 있다. 젓갈 대신 국간장과 천일염을 사용해 염도를 줄이고 들깨가루나 곡물가루를 활용해 감칠맛을 더하기도 한다.

사찰식 김치로 유명한 ‘홍시배추김치’는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 스님의 대표적인 레시피다. 파와 마늘 등 오신채 대신 생강과 양파, 유산균 역할을 하는 무를 넣고, 잘 익은 홍시의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양념과 함께 섞는 것이 핵심이다. 또 젓갈 대신 소금과 간장을 사용해 감칠맛을 채운다. 젓갈을 넣지 않기 때문에 자칫 밋밋하거나 빨리 시어버릴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선간장과 마른 청각, 더덕 등을 넣으면 좋다.

선재 스님은 “찹쌀풀을 만들 때 찹쌀 가루 대신 찹쌀을 통째로 넣어 죽을 쑤면 특유의 고소함이 더해진다”며 “김칫소에 갓이나 청각을 함께 넣으면 쉽게 시어지지 않으면서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고 설명했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양념을 만들 때 다시마와 버섯 등을 우린 채수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채수에 고춧가루와 생강, 들깨가루를 섞어 풀을 쑤기도 하는데, 이때 들깨가루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더해주는 한편 건강에도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 들깨가루의 지방산이 배추의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 적문 스님은 마늘과 파,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질 좋은 천일염을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또 표고버섯으로 낸 채수로 찹쌀풀을 만들어 식힌 뒤 불린 표고버섯과 청각, 갓과 배, 단감 등을 썰어 넣어 감칠맛을 더하는 것도 스님의 노하우 중 하나다.

저서 ‘김치나무에 핀 행복(담앤북스)’을 통해 불영사에 전해내려 오는 84가지 김치 레시피를 공개한 바 있는 일운 스님은 “김치는 숙성되는 과정에서 사계절 내내 다른 맛과 모습으로 우리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며 “자극적인 오신채와 젓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과일과 약초 등 제철에 맞는 재료를 정성으로 버무려 만드는 것이 바로 사찰식 김치”라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21호 / 2015년 12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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