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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깨닫기 어려워 관법으로 소통[br]장애를 없애기 어려워 참회법 시설〈끝〉

종경당 수증도량 결성 규약 이야기
부처님께서 일대장교를 설하시어 여러 가지 수행을 갖추어 설명하셨는데 종합해보면 수행증득[修證]으로 돌아가는 것을 구경의 경지로 여겼다. 이른바 “일심에 의지해서 만 가지 행을 세운다”고 하는 것이다. 만 가지 행은 일심을 증득하는 데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이 법계로부터 흘러나가지 않는 것이 없고 이 법계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이다.

천태 대사는 법화삼매를
깨닫고도 참회법을 존중
영명 대사는 법화경 염송
수행 통해서 유심을 실증

저 법계는 미혹함과 깨달음과 성인과 범부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진실로 무명의 불각(不覺) 때문에 이 일심에 깜깜해져서 미혹함에 미혹함을 쌓으면서 가지가지 업을 짓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 스스로 생사윤회의 괴로움을 취하고 있다. 수증(修證)이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세 가지 장애를 깨끗하게 없애서 자기 마음의 본체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증득한다[證]’고 한 것이니 수행을 떠나서 저 밖에 따로 증득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부처님과 조사께서 사람들에게 수행의 비결을 가르치면서 먼저 일심을 반드시 깨달아 세 가지 장애를 깨끗하게 없애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마음을 깨닫기가 어렵기 때문에 관법을 시설하여 소통시키고, 장애를 없애기가 어렵기 때문에 참회법을 시설하여 깨끗하게 하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옛날에 천태대사께서는 친히 법화삼매를 깨닫고도 참회법을 묘행(妙行)으로 존중하였다. 영명대사(永明大師)는 정토문중 사람이다. 그런데도 삼가면서 참회법을 힘써 행하였다. 하물며 그 나머지이겠는가.

슬프다. 말법시대에 성인으로부터 멀어진 지가 오래되어 중생들의 번뇌의 때가 두텁고 미혹함을 쌓는 것이 갈수록 심해져서 깨닫고 참구하는 힘도 없고 죄업을 참회하는 행도 없다. 무슨 법으로 생사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겠는가.

영명대사께서는 일대장교를 녹여서 일심의 종지로 귀결시켰다. 저서가 백 권인데 ‘종경록’이라고 한다. 그 책에서는 일심을 자세하게 밝히고 있어서 마치 하늘에 걸려있는 해와 달처럼 만법의 그윽한 종지를 밝혀주고 있다. 배우는 사람들이 직접 익힌다면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게 되어서 새삼스럽게 깨닫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니 증득해서 깨달아 들어가는 요점이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대사께서는 평생 동안 ‘법화경’ 일만 부를 염송하는 것을 일과로 삼아 자신의 수행으로 삼았다. 더불어 천태법화의 참의(懺儀)를 법으로 삼아 수지(修持)하였다. 수행을 통해서 생사를 뛰어넘어 유심을 실증한 분이 바로 이 분이다.

자현진학법사는 그의 제자이다. 영명대사의 탑이 없어지고 사당도 무너졌는데 자현법사가 힘들여 회복시켰다. 그리하여 영명대사의 미간백호광명이 다시 산천초목에 빛나게 된 것이니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 여러 가지 인연들이 조금씩 모이고 있다. 자현법사는 종경당의 종지가 드러나서 참회와 수증의 공부가 정밀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진실한 법의 도반 12인과 함께 도량을 맺어서 장기간 행하고자 서원을 세우고 있다. 한 해를 세 시기로 나누어서 매 시기마다 20일씩 참회법을 행하는데 법화참의에 따른다. 나머지는 매일같이 ‘종경록’을 읽으면서 유심의 종지를 알아차린다.

이 결제의 규약은 일에 따라 마련한 것인데 간결해서 쉽게 행하도록 힘썼다. 그리고 발심한 단월이 있어야 한다. 지금 거사 담맹순이 먼저 책임을 다하려고 힘쓰고 있다. 그러자 모든 인연 있는 이들이 기뻐하면서 호응하고 있다.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서 생긴다. 부처님의 종자도 인연을 따라 생긴다. 그렇다면 오늘의 인연은 가까운 데서 생겼지만 성불의 먼 길에 이를 것이니 실로 이 인연을 빌려서 최초의 방편으로 삼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듣고는 환희하였다. 세간 생사의 마음을 세간에서 벗어나는 마음으로 바꾼다면 선정과 지혜의 생명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지혜로운 이라면 무엇을 근심하랴. [마지막 편은 중략형태로 번역하였다.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 올리면서 연재를 마친다. 역자합장]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24호 / 2015년 12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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