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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인 박문수씨는 왜 불교를 멸시하나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15.12.23 14:29
  • 수정 2015.12.28 14:51
  • 댓글 11

박문수씨 눈에 보이는 불교는 그렇게 허접한가?
이병두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이병두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이 12월23일 가톨릭계 중진 평신도인 박문수씨의 불교관을 비판하는 글을 보내왔다. 기고문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월 가톨릭계 언론에서 “(불교는) 워낙 바닥을 오래 기다보니 조금만 신통한 모습을 보여도 과한 칭찬을 받는다”고 비난한데 이어 이번에는 “(불교평론 발간과 관련해) 신자 수로나 신자 지성인의 규모로나 월등한 천주교에 이런 잡지 하나 없다는 사실에 은근 자존심이 상하곤 했다”고 글을 써논란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병두 국장은 “이웃 종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천주교가 다른 이웃 종교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라는 오만에 가깝다”며 “‘종교 평화’를 목표로 단체를 만들고 있는 어느 스님은 그의 이런 면모를 몰라서인가, 아니면 그를 짝사랑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편집자

이병두 불교진흥원 국장 기고
박문수씨 불교 노골적인 멸시
불교 매체 활동은 ‘아이러니’
불교쪽 짝사랑도 이젠 그쳐야

나는 박문수씨를 오래 전부터 세미나 발표나 글을 통해 여러 차례 만났다. 그는 연세대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가톨릭 뉴스 지금여기’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가톨릭의 진보적인 연구 조직인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이사와 새로 창간되는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을 겸하고 있는 평신도로 알고 있다. 그가 종교 평화에 앞장서는 인사라고 판단해서인지 불교와 천도교 쪽에서도 그를 세미나 발표자나 토론자로 초청하고 불교계 매체에 글을 싣기도 한다.

그에 대한 이런 호감 덕분인지 어느 스님이 오강남 교수 등과 함께 종교 화합을 목적으로 새로 시작하는 ‘사이좋게’라는 그럴 듯한 단체에도 주도자 명단에 들어가 있다. 이곳에서는 경기도 여주 소재 주어사 터를 둘러싼 가톨릭과 불교 사이의 갈등도 해결해보겠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최근에 그의 글 두 편에서 드러난 불교에 대한 ‘경시·무시’를 넘어 ‘멸시(蔑視)’에 가까운 태도는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 ‘가톨릭 뉴스 지금여기’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박문수씨가 불교를 평가절하했다고 비판 받는 칼럼.
“10년도 더 된 일이다. ‘불교평론’(계간)에 원고를 써준 일이 있다. 원고료를 준다기에 대신 잡지로 받겠다고 했는데 원고료가 소진된 지 오래되었음에도 아직 책을 보내 주고 있다. 책이 올 때마다 간간이 내용을 살펴보는데 제법 읽을 만한 것들이 있다. 그때마다 신자 수로나 신자 지성인의 규모로나 월등한 천주교에 이런 잡지 하나 없다는 사실에 은근 자존심이 상하곤 했다. 그러던 차에 ‘가톨릭평론’ 준비모임이 일 년 전 출범하였고 나도 자연스레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톨릭적으로 평론하고, 가톨릭도 평론하라!’;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40)

그는 9월22일에도 같은 매체에 쓴 다른 글(‘밝은 빛은 그림자가 어두운 법’;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45)에서도 불교에 대해 이렇게 썼다. 불교는 “국교의 위세를 누린 이후로는 늘 바닥이었다. 명암 가운데서 어둠이 더 길게 지배한 세월이다. 그러나 극과 극은 통한다고 워낙 바닥을 오래 기다보니 조금만 신통한 모습을 보여도 과한 칭찬을 받는다. 개신교가 하는 일에 비하면 손톱 크기만도 못한데 오히려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다.”

불교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한국 불교 현실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이다. 그러나 ‘불교는 천주교에 비하여 신자 수로나 신자 지성인의 규모에서 한참 아래에 있다’, ‘불교는 워낙 바닥을 오래 기었기 때문에 조금만 잘하는 일이 있어도 지나치게 후한 칭찬을 받는다. 개신교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일을 하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자기 생각을 이렇게 글로 드러내놓고 발표한다면, 이것은 이웃 종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천주교가 다른 이웃 종교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라는 오만에 가깝다.

불교를 이렇게 멸시하고 불교에 대해 이렇게 오만한 인사의 칼럼을 싣는 어느 매체나 그와 더불어 ‘종교 평화’를 목표로 단체를 만들고 있는 어느 스님은 그의 이런 면모를 몰라서인가, 아니면 그를 짝사랑하는 것인가? 이 짝사랑이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1325호 / 2015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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