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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고 세상을 바꾸는 발원] 1. 새해 한국불자의 발원

  • 새해특집
  • 입력 2015.12.29 10:07
  • 수정 2016.01.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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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중생 모두 정토의 삶을 살게 하소서

▲ ‘해’를 상징하는 금까마귀(金烏)가 새벽녘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산사(약사암)를 품었다. 동해서 떠오른 붉은 빛살 내려앉으면 뭇 생명도 깨어나 법음에 귀 기울이리라! 구미 금오산=채문기 상임논설위원

불교는 발원의 종교다.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지극한 발원이 없었다면 고해를 떠도는 범부들에게 정토의 안락함은 있을 수 없다. 수많은 선지식들의 발원이 있었기에 꺼지지 않는 무진(無盡) 법등도 이어질 수 있었다. 서원을 세우지 않은 불보살님이 없듯 발원하지 않고 불자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 발원을 세우는 순간 더 이상 업(業)의 힘으로 사는 중생이 아니라 원(願)의 힘으로 사는 보살이기 때문이다. 법보신문은 새해를 맞아 발원의 의미, 발원의 삶을 살았던 옛사람과 오늘날 불자들, 구체적인 발원문 작성 방법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2016년 새아침에 떠오르는 금오(金烏)의 찬란함은 불성광명이 충만한 새날의 시작입니다. 한국불교도들은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천육백오십여 성상을 불타의 법음 속에 담긴 그 보배를 간구해온 발원, 사홍서원을 지금껏 멈춘 적이 없습니다. 그 가피의 법은으로 하여금 사부대중은 불생불멸한 영생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찬란한 그 법보의 법음이 온 누리에 가득하지만 그 빛의 존재를 아직 눈뜨지 못한 채 희망을 잃고 아파하는 소외된 많은 선량들이 인토의 무명에 갇혀 있습니다. 그들과도 함께 하는 세상을 위해 한국불교도들의 보람이 될 병신년 새해를 맞는 새 각오의 서원을 발원코자합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은 불타가 세상을 인연한 큰 외침입니다. 천상천하에 나 홀로 존귀한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하는 영원한 생명사상, 그것은 우주만유에 생성하는 개개의 모든 생명과도 다르지 않음을 일깨운 메시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의 대 생명이 자신과 다르지 않는 동일한 생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독존의 생명사상은 평등무차별한 자비와 맞닿아 있습니다. 자비의 보살도가 천육백오십여년을 되뇐 사홍서원 중 그 첫째가 ‘가없는 중생을 다 건져 내겠다’는 큰 서원이었습니다. 중생은 불타의 상대되는 모든 생명의 존재들입니다. 삼라만상의 유정, 무정, 무색의 일체중생들과 더불어 사는 정토의 삶을 발원합니다.

종교는 박해를 먹고 성장하듯이 고려불교의 타락은 조선불교의 억불을 낳고 그 억불의 박해는 오늘의 한국불교가 된 과보의 모습입니다. 지금 한국불교는 성장 동력을 잃고 교세가 멈춰 있습니다. 이로 인해 종교의 사명을 충분히 다 했는가에 대한 또 다른 과보가 내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가치의 사명 행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설하는 선재의 경험적인 삶에 비추어 보듯이, 작게는 우리가 지탱하고 있는 이 땅으로부터 크게는 시방세계에 이르는 일체생명의 대자비한 구원행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사바의 모든 시비를 불타의 중도에 담아 화쟁(和諍)으로 이끌 하나 되는 세상 그 반야지가 이루어지길 발원합니다.

지금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중생의 삶 그 갖가지 모습들 속엔 병고, 액난, 아사, 폭력, 테러, 독재, 해고 등의 공포와 문명의 위기까지 겹쳐 지옥고가 따로 없습니다. 인류의 꿈이자 목표가 일체중생의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그 어떤 법도나 사상도 부처님의 가르침보다 안전한 것은 없습니다. 무엇이 공생이며 상생입니까? 또한 이 땅에서 일어났던 전쟁이 가져온 폐허와 분단, 이산의 상처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업보입니다. 그 반쪽 땅에서 폐허를 극복한 우리는 공산독재를 세습한 또 다른 반쪽 땅에 사는 동포들과 아픔을 치유할 통일의 꿈이 당겨지기를 발원합니다.

우리가 사는 예토는 부정과 부패, 반목과 갈등의 바람으로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지도층일수록 오욕으로 소통을 막고 탐(貪)진(瞋)치(癡) 삼독을 즐겨 마신 까닭입니다. 이제 그 삼독은 전염이 되어 세상이 함께 마시고 파국의 어둠속으로 빠져 들고 있습니다. 모든 파국의 소외된 중생들을 향한 구원의 손길은 불자로서의 사명이자 도리로써 할일이며 수행과도 통해 있습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의 이상은 생명존엄의 위없는 가치입니다. 이를 지키는 보살도의 실천은 미래한국불교의 불국토를 여는 길이며, 불성광명의 법 바다에 노니는 미타의 극락보화이기도 할 것입니다. 일일시호일의 마중을 위한 정진이 병신년을 시작하는 한국불교도가 함께 하는 소임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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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원 화백은 1987년부터 1993년까지 400여회의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그룹 및 초대전을 가졌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분과심사위원장을 지냈다. 민족미술협회 대표, 참여연대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불교미술인연합회장 등을 맡고 있다.

 

 


[1325호 / 2016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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