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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한국불교 서열 5위도 위태하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1.04 14:10
  • 수정 2016.01.08 10:34
  • 댓글 5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회비미납에 따라 태고종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킨다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일시적 자격정지이지만 의미하는 바가 크다.

태고종이 종단협에 내야할 회원 자격의 미납금과 사업비는 모두 4400만원. 이 돈을 납부만 하면 종단협 회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태고종이 복귀해도 총무원장은 향후 종단협이 주도하는 행사 의전 상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단협 서열로 치자면 조계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다음의 5위다. 의전에 따른 이 같은 결정은 이미 종단협 내에서 충분히 토의돼 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지하다시피 태고종은 조계종 내 정화불사에 따라 분리된 종단이다. 조계종과 태고종은 한 뿌리라는 점을 감안해 종단협은 물론 교계 내 언론도 제2의 자리를 태고종이 맡는데 대해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태고종 2위 서열이 지금도 통용될 수 있느냐는 의견이 교계 내 번지기 시작했다. 주요원인은 천태종과 진각종의 강세가 두드려졌기 때문이다. 두 종단의 교세는 한 해가 멀다 하고 발전적 변화를 보였다. 교단 안정화 속에 교단 내 교육은 물론 대사회 복지 불사도 확대해 갔다. 두 종단이 종합대학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가는 것만 보아도 그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태고종은 미래지향적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적어도 2000년대 들어서 ‘개혁’이라는 말만 난무했지 한 번도 성공적 개혁을 일구지 못했다. 총무원과 지방종무원은 물 위의 기름처럼 이원화 돼 있고 분담금 납부는 아직도 현실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매년 교단 발전이 아닌 종권다툼에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다.

종단협의 결정이 야멸차게 보일 수 있다. 공공연히 서열을 논하는 언론이 무척이나 거슬릴 것이다. 그러나 교계 전반에 밝은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태고종은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식물 종단’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가슴 아프고 자존심 상하겠지만 종단 내 스님들이 스스로 성찰해 보아야 할 때다. 이대로 5위로 내려앉을 건지 말이다. 그 5위 자리에도 아랑곳않고 변화의 물꼬를 트지 않는다면 종단협은 물론 교계 언론마저 아예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와 48호 단청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임제종 초조 태고보우 스님의 맥을 잇는 종단이라는 자부심만으로는 한국불교 제2종단 위상에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에 새겨야 한다.

 [1326]호 / 2016년 1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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