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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최순분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초파일에 만난 대비주
독송 소리에 큰 환희심
업장소멸 정진 발원해

▲ 해관·59
2013년 5월13일, 초파일을 앞둔 일요일이었다.

다니던 재적사찰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처님오신날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에게 보시할 차량용 연등 울력을 하기 위해서였다. 거실로 나오다가 마침 켜놓은 TV에 눈길이 갔다. 한 스님이 하는 법문에 이끌렸다. 법문이 얼마나 마음에 와 닿았던지 이런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저 스님이 선지식이야. 저 스님 지도를 받으며 수행 한 번 해 보았으면….’ 법문을 마치니 대비주 독송 소리가 흘러나왔는데 천상의 소리 같았다. 한량없이 편안하고 환희로웠다. 자막으로 안내되는 사찰 이름과 전화번호를 메모했다.

그날 법문은 덕양선원 법상 스님의 ‘대비주수행’ 29강이었다. 재적사찰에 가서 연꽃등을 만드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그 독송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울력을 마치고 집으로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법문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스님께서 말씀하신 대비주수행 방법대로 그날 저녁 대비주 49독을 했다. 꼬박 밤을 지새우며 법문을 들었다. 스님 법문은 타는 듯한 갈증을 단번에 해갈시켜 주는 시원한 생명수였다.

다음 날, 메모해 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독송 테이프를 살 수 있는지, 법문에 너무 감동받았으니 회향의 뜻으로 법보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틀 후 법상 스님의 대비주 21독송 CD와 ‘오늘 이 꽃자리’라는 소책자 법문집이 도착했다. CD를 듣고 책을 읽는데 환희심이 솟아났다.

그즈음 발원이 하나 있었다. 내게 다가온 세속적 고통이 나의 업장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아 업장을 소멸하고 해탈하고 싶다는 너무나 간절한 발원이었다. 대비주수행으로 그 발원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사무실에서 집에서 틈이 날 때마다 시험공부하듯 사경하며 대비주를 암송했다.

5월26일이었다. 영덕에서 일산으로 무조건 올라갔다. 마침 스님께서는 기도 중이시라 친견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스님께서 상주하고 계신 절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선원의 기운을 느끼며 기도를 하고 친견을 위한 상담 신청서를 작성했다. 잠깐 스님 친견이 허락되었다. 친견하는 내 마음은 그냥 무심이었다.

2주 뒤, 또 일산에 가겠다고 하니 남편이 동행하겠다고 나섰다. 영덕에서 일산까지 어떤 스님을 뵙겠다고 연거푸 나서니 이상했던 모양이다.

스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며칠 뒤 대비주 7일7야 기도가 있으니 동참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냥 무조건 해야만 할 것 같았다. 남편도 덩달아 동참을 했다.

‘대비주 7일7야 기도’는 낮에는 자성불 수행, 저녁에는 대비주수행으로 이루어진 용맹정진 기도였다. 자성불 시간에 주어진 과제는 ‘일생 돌아보기’였다.

약사여래부처님 앞에서 눈을 감고 앉아 지금까지 한 번도 돌아본 적이 없던 저 기억 너머의 삶을 돌아봤다. 어머니 품에 잉태된 순간부터 50여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내 삶을 돌이켰다. 기뻤던 순간도 있었고 행복했던 순간, 아팠던 순간, 후회되는 순간도 있었다.

첫 날,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때요? 잘 사신 것 같아요?”
“아니요. 참회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왜 그렇게 대답했을까? 내게 닥친 고통과 불행이 모두 내 잘못으로 왔을 것이라는 단정을 하고 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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