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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에 주목하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월26일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으로 스님 20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그동안 5명의 스님이 활동하던 노동위원회가 실천위원을 대폭 늘린 것은 그만큼 사회현안에 대한 조계종의 참여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실천위원들은 노동 분야를 비롯해 인권, 빈곤, 여성, 장애, 성소수자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기로 했다. 각기 전문분야를 나눠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과 대립의 문제에 대해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2년 출범한 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던 것이 사실이다.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 문제에 뛰어들어 노사간 중재에 나섰고, 생계를 고민하는 해고노동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 해고노동자 등을 초청해 템플스테이를 열었고, 노동자 심리상담센터인 ‘도반’을 운영해 상처 받은 노동자의 삶을 위로했다. 쌍용자동차가 최근 해고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조계종 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다. 노동위원회는 또 우리사회의 척박한 노동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전국 20여개 노조와 연대해 비정규직 철폐와 처우개선,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노동위원회는 사회문제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해 노동위원 도철 스님이 중심이 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또 세월호 참사 때 마지막까지 학생을 구하려다 끝내 목숨을 잃은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며 험한 아스팔트길에 온몸을 던지는 등 수차례 오체투지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노동위원회의 지난 4년간의 활동은 우리사회에 커다란 울림이 됐다.

그럼에도 노동위원회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도철 스님 개인의 원력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특정 스님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렇다보니 노동위원회에 대한 조직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 임은호 기자
그런 점에서 이번에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으로 스님 20명이 충원된 것은 그동안 노동위원회가 가졌던 조직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의 길벗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대사회를 향한 조계종의 약속 실천여부는 이제 새롭게 위촉된 실천위원 20명의 스님들의 의지와 활동에 달려 있게 됐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30호 / 2016년 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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