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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수행자 위한 간화선 지침

  • 불서
  • 입력 2016.02.01 18:10
  • 수정 2016.02.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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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 강설’ / 보경 스님 지음 / 불일출판사

▲ '선문염송 강설'
한국 최고의 선서(禪書)로 꼽히는 ‘선문염송(집)’은 고려 중기 고승인 진각국사 혜심 스님이 편찬한 옛 선사들의 문답 모음집이다. 한국인 선사에 의해 편찬된 한국산 공안집인 ‘선문염송’은 지난 수백 년간 한국 간화선 수행의 기본 텍스트였으며, 수많은 납자들의 바랑 한쪽을 차지하던 필수품이었다.

여러 선사들의 어록과 전법(傳法)을 연대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한 ‘선문염송’은 2005년 동국역경원장을 지낸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에 의해 한글로 완역됐다. 그러나 분량이 10권이나 되고 내용도 수백 년 전 얘기다보니 일반인이 선뜻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경〈사진〉 스님의 ‘선문염송 강설’은 선에 대한 우리 불교계의 이해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선문염송’의 핵심적인 내용을 선별해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풀어냈기 때문이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독서가이자 저술가이면서 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스님은 순천 송광사가 출가본사로 혜심 스님의 문손이다. 스님은 출가 직후부터 참선에 관심이 많았다. 때마침 조계종 초대 종정 효봉 스님의 법을 이은 명안종사 구산 스님 문하에서 화두를 붙잡고 정진할 수 있었다. 이때 보경 스님은 온몸이 선과 한 덩어리가 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선방에서 10차례의 안거를 지낸 스님은 문중 어른들의 뜻에 따라 송광사 서울 분원인 법련사 주지를 맡았다. 스님은 도심포교에 진력하면서도 선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선사들의 어록과 공안집을 늘 가까이 두고 펼쳐보면서 스스로의 삶을 점검했다.

 
선어록은 어떤 문제와 직면하든 회피하지 않고 그 속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이끌었다. 큰 의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길이 보인다는 사실도 알았다. 스님은 선은 출가자뿐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스님은 자신만의 공안집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 많은 공안집 중 ‘선문염송’을 선택했다. 그것은 저자인 혜심 스님이 조계산문의 까마득한 선배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송광사에서 만들어진 공안집을 널리 현창하겠다는 각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1463개 공안 중에서 100칙을 목표로 나름대로의 해석을 붙여나갔다. 매달 법련사 법회지에 연재를 해나갔다. 대중들의 반응이 좋았다. 선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침서 같다는 얘기들도 많았다. 그렇게 3년 뒤 12년간의 주지소임을 마칠 무렵에는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그것을 토대로 143칙을 모은 강설집이 출간될 수 있었다.

이 책은 현대인들이 일상에서도 마음수행을 닦을 수 있는 간화선법에 근거해 조사들의 염송을 해설한 점이 특징이다. 근현대의 동서양 일화가 적절히 소개된 점도 눈에 띈다.

스님은 이 책이 각 산문의 제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선대 스님들을 추념하고 계승하는 전등의 불을 밝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고대 로마의 희극작가 테렌티아누스 마우루스의 말처럼 “이 작은 한 권의 책에도 운명이 존재하게 되리라”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2만1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30호 / 2016년 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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