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자가 이번엔 경전의 꽃이라는 ‘화엄경’을 풀어냈다. ‘화엄경’은 그 내용이 방대하고 웅장할 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이 오묘하게 서로 의지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마따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붓다의 가르침에서 찾는 것이 첩경이며, ‘화엄경’이야말로 현대사회를 이끌어갈 교범”인 것이다.
하지만 ‘화엄경’의 난해함은 늘 걸림돌이었다. 특히 방대한 분량의 ‘화엄경’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은 원문이 아닌 번역본이라 할지라도 웬만한 끈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초 한역 80권 ‘화엄경’에 한글 음을 붙이고 우리말 번역을 달았다. 전문용어는 각주를 붙여 간단한 설명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집필했다. 꼬박 3년을 매달려 작업을 마무리하니 10여권에 이르는 두툼한 분량에 이르렀다. 이는 ‘화엄경’의 방대성이 지니는 문제의 원점으로 돌아가 있었음을 의미했다. 저자는 일반불자들이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에 친숙한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에 대한 설명형식을 빌어 ‘화엄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화엄경’을 축약한 게송인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는 그 내용이 확연히 다른 것으로, 상호 보완적이다. ‘화엄경약찬게’는 ‘화엄경’의 전체적인 구조, 곧 모양새를 요약해 그렸으며, 신라 의상 스님이 지은 ‘법성게’는 화엄의 사상을 탁월하게 압축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를 ‘화엄경’의 골수와 내용으로 분류해 상세한 해석과 함께 현대적 해석을 추가해 그 의미를 설명했다. 현대사회와 ‘화엄경’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화엄경’의 진수를 밝히고 있다. ‘화엄경’을 난해하게만 여기는 이들에게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1만5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30호 / 2016년 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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