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4000~5000년 역사를 지닌 요가의 철학과 수행에 대한 얘기다. 인도에서 요가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요가수행의 원리와 인간 이해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요가적 관점에서 인간은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불교에서 말하듯 요가에서도 고정불변의 자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경향성에 의해 흘러가는 ‘나타남’이며 관계의 산물이다.
저자는 요가의 인간관을 현상학적 관점에서 풀어간다. 요가는 자신의 삶에서 실현되고 체현해야 할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요가 훈련을 통해 전체와 통합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다. 제1장에서는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등 인도 고전문헌에 나오는 인간 이해를 살펴보며, 제2장에서는 카르마, 윤리성, 고통, 마야, 자유의지 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현상을 다룬다. 제3장에서는 혼돈의 현상들 안에서 질서와 조화를 발견하는 차원적 접근을 다루고 있으며, 제4장에서는 집중과 물러남으로 이뤄지는 명상의 본질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초월을 목표로 하는 요가적 삶을 설명한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명상을 집중과 물러남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점이다. 집중은 익히 알다시피 한결같음, 고요, 부동성을 일컫는다. 그러나 저자는 명상이 집중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러남이 있어야만 비로소 명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러남이란 마음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노력, 연루되지 않음, 거부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음, 전적인 중립성 등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들 두 개념은 얼핏 모순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인 관계로 서로 상반된 두 힘이 응축돼 새로운 차원을 여는 힘이 된다.
명상은 집중과 물러남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의 예술’로서 명상의 진입 단계에서부터 작용한다. 이 역설적 두 경향성의 응축이 ‘판단’이라는 마음의 고유한 기능을 떨쳐내고, 일반 의식이 새로운 차원에 진입토록 한다. 요가는 이러한 이원성이 지배하는 경계를 벗어나 통합된 차원을 열어 보이는 것으로, 현상에서 비현상으로의 차원적 초월을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요가수행이 전체와 통합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이론을 따라가다 보면 불교수행과 요가가 차이점보다 유사함이 많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1만2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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