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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불교 세계로 안내하는 최고 논서

  • 불서
  • 입력 2016.02.22 17:18
  • 수정 2016.02.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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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 / 용수보살 지음 / 석법성 옮김 / 운주사

▲ ‘대지도론’
불교는 사상의 금자탑이다. 2600년 전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된 가르침은 경전, 율장, 논서의 형태를 거쳐 팔만대장경으로 집성됐다. 이 거대한 탑에는 종교, 사상, 역사, 문학, 철학, 과학, 심리학 등 온갖 형태의 사유가 오롯이 담겨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불교사상의 방대함은 종종 불교 이해의 걸림돌이 되고는 했다. 웬만한 안목을 갖추지 않고서는 심오한 사상과 개념의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많은 논사들과 학파들에서 불교사상 전체를 아우르는 형식의 안내서들을 펴낸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이 가운데 ‘대지도론’은 ‘구사론’ ‘대비바사론’과 더불어 가장 핵심적인 논서로 꼽힌다.

이 책은 “대승불교의 아버지” “제2의 석가모니”라고 불리는 용수보살(나가르주나)의 대표적인 저술이다. 여기에는 용수보살 이전 모든 불교사상의 흐름이 집대성돼 있다. 초기불교, 부파불교, 초기대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상과 학설들을 망라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설화와 고사,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폭넓게 아우르고, 인물과 지리, 인도사상과 문화도 총체적으로 담겨있다.

또 불교의 기초 개념, 대승불교의 주요 개념, 불교철학의 기본 범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불교개념사전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예를 들어 오계 중 하나인 술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가지 않는다. 용수보살은 부처님이 재가불자인 난제가에게 술을 먹으면 35가지를 잃는다고 언급했던 내용을 소개하며 불음주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세의 재물이 헛되이 고갈된다 ▲많은 질병들의 문(門)이다 ▲싸움의 근본이다 ▲나쁜 소문으로 사람들의 존중을 받지 못한다 ▲응당 얻어야 할 물건을 얻지 못하고 이미 얻은 물건은 잃어버린다 ▲감춰야 할 일을 모두 말한다 ▲술이 깨면 수치심으로 근심한다 ▲친족과 선지식들이 배척한다 ▲어리석음의 인연을 심는다 ▲악당들과 작당한다 ▲열반에서 멀어진다 등등 오늘날 누가 듣더라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다.

이렇듯 보살, 삼매, 방광, 육바라밀, 37품, 3삼매, 4선정, 8배사, 9상, 8념, 10상, 11지, 4무외, 18불공법, 대자대비, 6신통, 수희심, 회향, 선근공양, 18공, 4연 등 의미를 상세히 설명한다.

▲ 법성 스님은 10년간의 노력 끝에 불법의 정수가 오롯이 담긴 ‘대지도론’을 완역했다.

반야와 공사상을 일관되게 천명하고 있다는 점도 ‘대지도론’의 특징이다. 실제 이 책이 대승의 주류인 중관학과 공사상을 확고하게 정립시켰으며, 유식사상과 유가행파의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또 ‘대지도론’의 불신관(佛身觀)과 법신관(法身觀)은 밀교와 다라니수행을 성립시키는 기반이 됐으며,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마치 대화를 하듯 복잡하고 난해한 교리들을 쉽게 설명해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불법을 담은 최고의 논서라는 ‘대지도론’은 애초 범어로 쓰인 1000여권의 대작과 300권으로 구성된 약본이 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현재 범어본은 전하지 않고, 현장법사와 더불어 최고의 역경승으로 평가받는 구마라집(344~413) 스님이 한역한 100권이 전한다.

‘대지도론’을 우리말로 옮긴 법성 스님도 꼬박 10년의 세월을 이 책에 쏟아부었다. 2004년 ‘사망학’을 펴내고 얼마 뒤 운주사측으로부터 번역의뢰를 받았다. 이후 스님은 대만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간본 대지도론’을 번역한 뒤, 다시 ‘신수대장경’에 수록된 원문과 비교해 정확함을 더했다. 법성 스님은 “‘대지도론’은 단순히 불교의 이론적, 사상적 논리전개에 그치지 않고 대승의 보살행이나 육바라밀 등 실천수행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 논서가 대승불교의 가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대승불교의 사상적 토대를 뿌리까지 이해하고 믿음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 5권 세트 27만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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