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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승불교, 경전을 창작

기자명 김정빈

다양한 진리 수용 새 불설 만들어

지난주에 미래불교가 그 정신을 이어받게 될 대승불교가 어떤 상황을 배경으로 발흥하였는지를 살펴보았는데, 대승불교 발흥과 관련해 지면의 제한 때문에 빠뜨린 부분이 있어 보충하도록 하겠다.

기독교 종교개혁은 안에서
대승 개혁은 안팎으로 전개
불법은 세속법 연장, 초월
따라서 경전 창작 가능해

대승불교는 불교를 개혁하기 위해 일어난 불교 운동으로서 기독교의 종교개혁 운동과 유사한 점이 있다. 기독교의 경우 종교개혁 운동의 결과 개신교(프로테스탄트)가 탄생했다. 그리하여 기독교는 가톨릭과 개신교라는 두 흐름으로 양분되었으며, 불교 또한 대승불교의 발흥으로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라는 두 흐름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점에서 두 개혁운동은 닮았다.

그렇긴 하지만 개혁의 수준에서는다르다. 대승불교 개혁운동은 기독교의 종교개혁 운동보다 훨씬 더 강력했던 것이다. 이런 강력함의 수준 차는 대승불교 개혁운동이 불교의 내적 환경 변화와 외적 환경 변화 모두를 반영하여 진행된 데 비해 개신교 개혁운동은 기독교의 내적 환경 변화만 반영함으로써 생겨났다.

기독교에서 성경의 위상은 불교에서 불경의 위상보다 훨씬 강하고 견고하다. 이는 만일 어떤 기독교인이 성경을 기독교 전통에서 벗어난 시각으로 해석할 경우 그는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비판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에 비해 불교는 불경에 대한 해석에서 폭넓은 자유를 허용하는 종교다. 따라서 만일 어떤 불교인이 불경을 자기 나름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그는 기독교계에서처럼 비판받지는 않으며, 오히려 환영받고 칭찬받을 여지까지 있다.

경전에 대한 해석 면에서 기독교의 개혁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기조 위에서 일어났고(개혁 기독교의 입장에서 그때까지의 기독교인 로마 가톨릭은 성경을 자기들 나름으로 해석하여 성경에는 없는 연옥과 림보 등을 만들어낸 이단 종교였다), 불교의 개혁은 “불경을 고쳐 쓰고 새로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라는 기조 위에서 일어났다. 두 종교의 개혁은 개혁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경전을 대하는 자세에서는 이렇듯 서로 다른 것이다.

대승불교가 경전을 창작하는 수준의 과감한 개혁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불교가 세속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법(理法)을 연장, 초월하는 체계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서 불교는 불교 밖의 진리(진실)를 인정하는 종교였고, 그러다 보니 개혁에 있어서도 불교 밖의 진실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가 경전이 창작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승불교의 창립은 두 단계를 거쳐 이루어졌다. 첫 번째 단계에서 대승 경전이 창작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창작된 경전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 가해졌다. 이 중 두 번째 단계에 속하는 마명·용수·세친 등에 대해 아는 불제자들은 많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단계의 위대한 인물들에 대해 아는 불제자는 없는데, 이는 그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굳이 평가해야 한다면 경전을 창작했던 그 무명의 인물들은 천재 중의 천재로 인정받고 있는 마명·용수·세친 등보다 더 위대했다고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견해가 담긴 경전을 자신의 저작이 아닌 부처님의 저작(법문)으로 세상에 내놓았고, 그럼으로써 부처님과 불교는 더 강력한 광휘에 둘러싸이도록 한 다음 자신들은 겸손하게 숨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의 중심인물들은 전자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출가자가 아니었던 데 비해 후자는 출가자였다는 차이가 있다. 그들은 절반은 재가자, 절반은 출가자적인 성격의 인물들이었다. 그들의 이런 조건은 대승경전으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대체로 비구들과 함께 자주 재가신자를 대상으로 설법하시도록 이끌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승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자주 “선남자 선여인”을 부르며 언급하고 계신다.

그렇다면 대승경전을 창작한 이들은 누구였으며, 그들은 어떻게 그런 대단한 일을 해내었을까.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들의 열정과 꿈을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 이에 대해서 다음 주에 이어서 논의하기로 하겠다.

김정빈 밝은불교신행원장 jeongbin22@hanmail.net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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