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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권진(勸進), 권진 하시는지요?

서방정토 왕생의 길 설하는 부처님 “경전 독송하며 수행자 권진하라”

위제희 부인은 기꺼이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에 태어나고 싶다고 발원했습니다. 그 간절한 발원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호응하십니다. “그때 세존께서 위제희 부인에게 고하셨다. 그대는 아는가? 아미타불(의 국토는) 여기서 멀지 않다. 그대는 마땅히 생각을 모아서 그 나라를 관찰하여 정토에 태어날 업을 이루어야 한다.” 아미타불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에 대해서, ‘관경’은 멀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위제희 부인은 간절한 염원을 갖고 희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진을 권유하는 의미인 권진
포교·전도·전법 등과 동의어
일본은 ‘염불 권유 스님’ 통용
정토불교는 염불 권하는 불교

‘정업(淨業)’은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래서 번역하기 보다는 그냥 ‘정업’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뜻은, 아미타불이 멀지 않은 곳에 계신다. 그러므로 마음을 모아서 그 나라를 관찰하여 정업을 성취하라는 것입니다. 이 관찰은 16가지가 있다 합니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제 그대를 위하여 널리 비유들을 설할 것이며, 또한 미래의 모든 범부들이 정업을 닦아서 서방의 극락국토에 태어나게 할 것이다.” 미래의 모든 범부들에게는 관찰 말고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십니다. 그 이유는 범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범부에게는 관찰이라는 정업이 행하기 어렵다고 느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또 다른 정업을 제시합니다.

“저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세 가지 복을 닦아야 한다. 첫째는 부모님을 효도로써 봉양하고 스승을 받들어 모시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고, 열 가지 선업을 다 닦는 것이다. 둘째는 삼귀의를 받아 지니고 많은 계율을 다 갖추어 지니고 (팔만가지나 되는) 행동거지의 규범(威儀)을 범해서는 아니 된다. 셋째는 보리심을 발하고서 인과를 깊이 믿고 대승경전을 독송하며(염불하도록) 수행자를 권진(勸進)해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일을 정업이라 한다.” 삼복을 각기 세복(世福), 계복(戒福), 행복(行福)이라 합니다. 세복은 세간에서의 도리이고, 계복은 출세간의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을 말하며, 행복은 대승불교의 수행을 말합니다.

다른 이야기는 대개 다른 경전을 통해서도 많이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 번째 행복에 나오는 말 중에 ‘권진’이라는 말은 생소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불교에서는 안 쓰기 때문입니다. 바로 ‘관경’에서 유래하는 말입니다. 권진은 ‘정진을 권유하다’라는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일본불교에서는 다양한 의미로 씁니다. 첫째, 민중들 사이에 다니면서 “나무아미타불”을 권유하고 다니는 스님을 권진이라 합니다. 저자거리에 내려오신 성인이라는 뜻의 ‘성(聖)’을 붙여서 ‘권진성(간진히지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둘째는 어떤 불사의 책임자를 권진이라 부릅니다. 특히 불사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주를 권유하고 거두러 다니는 것을 권진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도감(都監)+화주(化主)’를 권진이라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절의 휴게소 이름을 ‘권진소’라고도 그러고, 어떤 행사의 주최나 후원을 ‘권진’이라고도 그럽니다.

그런데 최초의 권진은 누구일까요? 석가모니 부처님이 권진입니다. 누구에게 권진하고 있지요? 바로 위제희 부인에게 아미타불을 권진하고 있으며, 정업을 권진하고 있습니다. 아미타불 역시 권진입니다. 48원이 다 권진의 내용이지만, 특히 제18원은 우리 중생들에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권진하는 메시지가 아닙니까.

우리 불교는 너무나 권진을 하지 않습니다. 포교나 전도, 전법 - 이런 말들이 다 권진과 동의어입니다. 이웃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보면, 아침에 믿기 시작하면 아침에 권진할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우리 불교야말로 ‘권진의 종교’입니다. ‘관경소에서 배우다’(히로세 다카시 지음)라는 책에서는, “신심에는 공적 신심이 있고, 사적 신심이 있다. 권진을 못 하는 것은, 우리의 신심이 사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정토불교는 염불을 권진하는 불교입니다. 정토를 가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범부들에게도 권진하는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 고하셨다. 그대는 이제 알겠는가? 이러한 세 가지 행위는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께서 (닦으신) 정업 바로 그것(正因)이다.” 나무아미타불.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33호 / 2016년 3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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