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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자 집대성된 세계적 연구 허브 만들 것”

  • 교계
  • 입력 2016.03.04 10:03
  • 수정 2016.03.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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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대학 첫 석좌교수 성운 스님

▲ 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이 2월26일 동국대 불교대학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1968년 첫 발을 들인 서울에서 의지할 곳은 조계사뿐이었다. 사찰 입구를 지키는 수위 소임을 얻은 것만도 행운이었다. 화장실 청소도 자청했다. 화장실 청소하는 틈틈이 딸린 창고에서 책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허, 탄허, 관응, 호경 스님에게 경을 배우고 해인사강원에서는 중강소임도 맡았다. 일타 스님은 경학으로 다져진 토대 위에서 참선수행에 더욱 힘 쏟기를 바라셨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은 결국 상경으로 이어졌다.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했고 10살 이상 어린 젊은이들과 함께 학원을 다니며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그후 방송통신대학을 거쳐 2005년 ‘아쇼카왕의 복지사상 연구’로 동국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성운 스님의 공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의 출발일 뿐이었다.

서울 삼천사 회주이자 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이 2월26일 동국대 불교대학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개교 110년을 맞는 동국대가 불교대학에 석좌교수를 위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운 스님은 박사학위 취득 후 불교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12년간 재직하며 불교적 사상에 입각한 사회복지 인력을 양성했다. 동시에 사회복지와 불교의 학문적 접점을 찾고 체계화 하는 작업에 전념했다.

1978년 삼천사 주지로 부임한 성운 스님은 1985년에는 미국 LA에 삼천사 포교원을 개설해 국제포교에도 공헌했다. 특히 1994년 사회복지법인 인덕원을 설립, 불교사회복지의 토대를 마련한 스님은 “중생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인 만큼 중생을 돌보고 아픔을 나누는 사회복지와 종교는 둘이 아니다”는 신념을 변함없이 실천해왔다. 성운 스님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한데 이어 2010년 만해대상 실천부문, 지난해에는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무엇 하나 과분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몸을 낮추는 성운 스님도 이번 석좌교수 위촉만큼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어렵게 공부한 과거 때문만이 아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남았다고 여기는 스님에게 석좌교수 위촉 소식은 험난했던 지난 여정에 대한 위로이자 앞으로 펼친 학문의 길에 대한 무언의 지지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불교사회복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동국대가 불교학의 중심이 되고 불교학 연구자들이 그 누구보다 귀한 인력으로 존중 받는 풍토가 형성될 때 불교학 뿐 아니라 사회복지학에 대한 불교적 접근을 위한 연구도 더욱 성장 할 것입니다. 불교는 인류사에 가장 위대한 종교인 동시에 최고의 철학이자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학문입니다. 그런 불교학이 어느 때 부터인가 소외되고 위축된 것은 불교 뿐 아니라 사회와 시대의 커다란 손실입니다.”

 

성운 스님은 불교학자들이 함께 모여 연구하고 서로의 결과를 융합해 다양한 분야로 확대 응용하는 학문적 교류와 진화를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불교학자들이 언제든 마음 편하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불교학술타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불교사회복지연구학회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는 성운 스님은 “정토를 일구는 모든 일이 현장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불교학연구의 변화를 일으킬 연구현장을 만드는 것 또한 정토를 일구어 가는 출가자의 소임”이라며 지금처럼 변함없이 현장에 서있겠다는 뜻을 확고히 다졌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34호 / 2016년 3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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