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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외면 본사, 다양성 담보한 불교발전 어렵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3.21 12:20
  • 댓글 0

조계종 비구와 달리 비구니라면 절대 취임 할 수 없는 종무직이 있다. 총무원장을 비롯해 교육원장, 포교원장, 그리고 교구본사주지는 맡을 수 없다. 17인 이상 25인 이하로 구성되는 원로회의에도 비구니는 포함될 수 없다. 상기 종무직에 대한 자격조건을 종헌종법에 규정해 놓았는데 모두 ‘비구로 한다’로 못 박아 두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의 남녀평등과 남녀역할 비중에 견주어 보면 이는 분명 차별 범주에 드는 악법 중의 악법이다.

법보신문과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설문 조사한 ‘2015 오늘의 한국불교’ 결과 중 비구니 위상과 관련된 항목이 있었다. ‘가장 영향력이 큰 비구’ 부분의 ‘없음, 무응답’은 25%였고, ‘가장 영향력이 큰 비구니 스님’의 ‘없음, 무응답’은 48.2%였다. 비구니 스님들의 대 사회역할이 비구 스님들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을 텐데 실상을 보면 안타깝다.

일례로 어린이집, 유치원과 양로원 등 어린이·청소년 포교 분야와 복지계에 헌신하는 스님 분포를 보면 비구보다는 비구니가 단연 압도적이다. 그러나 각종 복지단체의 대표는 대부분 비구다. 따라서 사회적 유명세는 비구니보다 비구가 더 높게 형성된다. 대중 인지도 면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비구 스님들보다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중앙종회서 제기된 ‘비구니 교구본사 7직 현황’도 비구니 위상역할 제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24개 교구본사 7직이라면 총 168개의 자리인데 단 3명만 포함(1.8%)됐다니 놀라운 일 아닌가? 교구본사에서 조차 소속 비구니들의 능력과 자질에 맞는 역할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비구니는 수행은 물론이고 가람수호, 사찰 내 의식, 대 사회봉사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종단 안팎에서 축적된 교육과 포교 일선에서의 현장지휘 경험은 분명 교구본사 내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본다. 비구 스님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교구본사의 장단기발전 청사진을 그리는데 일조할 것이고, 비구스님들의 약점 중 하나인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자원봉사단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다. 

문명화시대에 걸맞은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는 불교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이런 식이라면 비구니스님들의 애종심은 퇴락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출가희망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비구니 길을 걸으려는 사람은 더더욱  줄어들 것이다.

[1336호 / 2016년 3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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