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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권은희 씨-하

기자명 법보신문

안동~일산 매주 오가며
10만독 발원 성취 환희
한결 편안한 마음은 덤

▲ 유림·70
“제 잘난 멋에 살다보니/ 열심히 착실하게 제 몫의 삶/ 잘 살았노라 자부하며/ 현실을 살펴보니/ 모든 것이 미진하네/ 분하고 억울해서/ 누구의 탓인가?/ 무엇 때문인가?/ 범인을 잡기만 하면/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면서/ 분풀이 할 요량으로/ 덕양선원 찾아와서/ 자성불수행 이틀만에/ 그 범인 생포했네/ 그 범인 잡고 보니/ 멀쩡한 얼굴로 사기치는/ 그 (아)줌마 일세/ 사형을 받아도 마땅할/ 그 범인/ 어떻게 처벌할까/ 피해자 의견 수렴하여/ 대비주수행 종신형!”

수행을 마치고 쓴 게송이다. 이렇게 대비주수행이 시작되어 2013년 7월부터 1년 동안 안동에서 일산까지 매주 금요일 대비주 수행법회에 동참했다. 행여 대비주 10만독 성취 발심이 해이해질까봐 스스로 생각한 방편이었다. 멀어도 먼 줄도 모르고 마냥 즐겁고 행복하게 다녔다. 

사실 큰 숙제거리가 있었다. 작은 딸 성격이 지나치게 예민해서 몸도 마음도 고통을 겪고 있었다. 늘 걱정하며 애를 태웠는데 대비주 하는 동안 건강이 회복되어 부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고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자기의 변화를 깨달은 딸아이는 엄마의 기도공덕이라며 감사해 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을 때는 부처님의 가피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줄로만 알았는데 기도를 하면서 수시로 깨닫게 되니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2014년 7월에 가족을 잃은 고통도 선원장 스님의 원력과 도반들의 힘으로 굳건히 이겨냈다. 그렇게 2015년 1월22일, 1년 반 만에 대비주 10만독을 성취하였다.

대비주를 지송하기 위해 책, TV, 음악, 모임 등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오로지 대비주에만 매달렸었다. 참 많이도 졸았다. 지루했고 참회의 눈물도 흘리며 서러움이 복받쳤다. 느려터진 내 자신이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환희심으로 벅찰 때도 있었고 순간순간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깊이 집중해서 감사한 마음 가득 담아 지송하기도 했다.

대비주는 참회였다. 대비주 수행법회에 갈 준비를 하고 가부좌를 하고 대비주를 독송하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순도 100% 내 잘못이었음을 알아차리며 5시간 동안 참회의 눈물콧물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한없이 흘리고 나니 속이 뻥 뚫리고 후련했다. 대비주 10만독 성취 위력은 이처럼 대단했다.

며칠 뒤 큰 딸집에 갔더니, ‘엄마. 요즘 내 마음이 참 이상해. 왠지 모르게 희망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기분이 좋아. 수업준비를 하는데 내용이 마치 머리 뚜껑을 열고 들이 붓는 것 같고 공부가 너무 잘 돼. 왜 그렇지?’라고 했다. 순간 “부처님, 감사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며칠 전 대비주 10만독을 성취했다는 이야기를 하자 깜짝 놀라면서 기도는 엄마가 했는데 자신이 가피를 받는다며 감사해 했다.

대비주수행을 하면서 삶의 방식에 정도가 없고 각자 숙제의 몫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자 복이 다름을 터득하고 인정하게 되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는 지혜가 생겨 마음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졌다.

이 행복이 너무 감사하고 더 늦기 전에 인연된 것이 다행이고 기적이다. 남은 생을 대비주 수행으로 잘 마무리하기 위해 파주로 이사했다. ‘대비주는 언제나 최상의 길을 여신다’는 가르침을 굳게 믿고 황소걸음으로 뚜벅뚜벅 정진할 것이다.

[1336호 / 2016년 3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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