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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학생들의 스님 희화화

  • 기자칼럼
  • 입력 2016.03.28 11:19
  • 수정 2016.03.28 11:20
  • 댓글 7

3월17일, 동국대 서울·경주캠퍼스 총학생회와 서울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미동추)가 자신들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미지 사진을 게재했다. ‘동국대 총장사태 제대로 알고가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전 동국대 이사장 일면 스님, 총장 보광 스님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덧붙인 것인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미동추는 자승 스님이 마치 “동국대는 종단의 것!! 종단은 곧 총무원장! 그러니까 바로 나의 것. 스님총장 한 번 가자”라고 말한 것처럼 그렸다. 김희옥 전 총장이 채팅방에서 퇴장하자 자승 스님은 각각 보광 스님과 일면 스님을 향해 “보광아 ㅋㅋㅋㅋㅋ 됐다 ㅋㅋㅋㅋㅋ ㅊㅋㅊㅋ(축하축하)” “일단 넌 이사장 해봐. 보광이 총장 4수하면서 돈 많이 썼다 ㅎ”라고 말한 것처럼 묘사했다.

그런가하면 동국대 이사들이 “일단 사퇴로 언론 입부터 좀 막읍시다”라고 이야기하자 자승 스님이 “다시 내 사람들 넣으면 돼. 너희들도 자리 하나씩 줄게. 사퇴 고”라고 지시하고, 일면 스님이 “보광 스님은 왜 사퇴 안 해!!!! 어? 사퇴해!!!!”라고 말하자 보광 스님은 “내가 총장하려고 쓴 돈이 얼만데. 쒸익쒸익 에라이 그래!! 더러워서 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표현했다. 미동추는 이 이미지를 컬러로 인쇄해 동국대 상록원 앞에서 배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장훈 전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2월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대 원흉 한태식이는 나가지 않고 있다. 낯짝도 더럽게 두껍다” “어쩌다 이사라고 와서 맛있는 거나 처먹고 있다” “최근 승진한 교직원들은 다 쓰레기”라는 막말을 쏟아내 파문을 빚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4월10일 친일 행적이 드러난 스님들의 등에 북을 매달고 내몰았던 명고축출 퍼포먼스를 강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 사회이고, 누구에게나 비판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비판이 건설적 논의를 거쳐 사회와 조직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사례를, 우리는 자주 목격해왔다. 하지만 건전성을 상실한 맹목적인 비판이 방향을 잃고 헤매다 표현에 매몰돼버리는 사례 또한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주장하는 바를 올곧이 전달하고 설득시키기에 앞서 철저한 자기 검열을 거쳐야하는 이유다. 너나할 것 없이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대방을 향한 최소한의 존중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 김규보 기자
지난해 12월3일 동국대 이사회의 임원 전원 사퇴 결의에 대한 이행은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도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여기서 일부 동국대 구성원들이 상기해야 할 게 있다. 당시 이사들은 (학생·직원·동문 등이) 더 이상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결의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동국대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상생과 발전을 위한 건전한 논의가 진행되길 기원한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37호 / 2016년 3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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