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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절제하는 식습관이 건강 챙기는 일

기자명 일운 스님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 짓지 못하는 새로운 생활방식이 급물살을 탄 듯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의지해 가상세계를 헤매고 다닙니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휴식 중일 때도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의식이 깨어있는 동안 뇌는 늘 분주히 신호를 주고받으며 한시도 쉬지 않고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뇌는 끊임없이 움직이기 위해 에너지가 풍부한 음식을 찾습니다. 만약 휴식을 하는 틈에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무의식 중에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뇌가 원하는 대로만 음식을 공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몸은 점점 비대해지고 갖가지 합병증에 시달리며 그와 함께 마음의 병인 열등감, 자존감 상실, 우울증 등을 앓게 되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생활방식에 젖어가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건강하기를 바라고 마음의 병 없이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많은 경전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배불리 먹지 말고 만족할 만큼 알맞게 먹으라고 말입니다. 이는 너무 많이 먹어서 힘들거나 적게 먹어서 주린 것도 아닌 상태를 말합니다. ‘증일아함경 방우품(放牛品)’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어떤 것을 비구가 음식에 만족할 줄 안다고 하는가? 비구가 배를 요량해 먹고 살찌거나 희어지기를 바라지 않으며, 다만 그 몸을 보존하려고 할 뿐이요,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은 다시 생기지 않아 범행을 닦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먹는 것은 목숨을 보존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이와 같은 것을 비구가 음식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살차니건자경(薩遮尼乾子經)’의 게송에서는‘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사람은 몸이 무겁고 게으름이 많아/ 이 세상이나 오는 세상에 그 몸에서 큰 이익을 잃는다./ 수면(睡眠)의 고통을 스스로 받고 또한 남까지 괴롭게 한다./ 정신이 미혹되어 깨어나기 어렵나니 때를 맞추고 양을 알아먹으라’고 했습니다.

건강이 우리 삶의 화두가 된지는 꽤 오래된 일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의사들은 이에 대한 답으로 구석기 식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렵과 채집시대의 음식은 얻은 만큼 요량해서 먹고 조리를 적게 하며 가공되지 않은 식사를 뜻합니다. 불을 이용한 조리음식은 신선한 재료에 비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게 됩니다. 구석기 시대에는 소금과 설탕, 각종 정제가공식품도 없었지요. 자연에 가까운 음식인 셈입니다. 유명한 세계건강음식박람회나 대회 등에서 한국의 사찰음식이 특별하게 초대받는 일이 부쩍 늘어난 이유와 맥을 함께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는 삶 속에서 식습관에 대한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스스로 점검하고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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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를 입힌 쑥국

 
볕이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무리지어 쑥이 돋아있다. 번식력도 좋고 생명력도 뛰어난 쑥은 방사능오염이 된 지역에서도 가장 먼저 돋아날 정도라고 하니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은 청정한 곳을 찾아 캐어야만 약쑥이라 할 수 있다. 쑥의 뒷면이 흰 솜털처럼 하얗고 보송한 것이 참쑥이며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하게 음식재료로 쓸 수 있다. 여러 번 물에 헹궈 물기를 털고 콩가루를 골고루 묻혀 된장국을 끓이면 온 몸에 땀이 나는 게 보약 한 재를 먹은 듯 기운이 난다.


[1337호 / 2016년 3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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