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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자료 가공과 통계 활용 ②

여론에 기반한 설법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통계는 우리네 삶을 반추하는 거울이다. 통계 속에 꾸역꾸역 살아온 인간들의 초상이 있고 삶의 길이 있다. 이를테면 연안 해양생물은 66%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어민들 90%가 그런 갯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해양수산업을 생계로 삼아 살아간다. 이런 간단한 통계수치는 갯벌의 가치와 환경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어촌의 삶을 스토리로 풀어 가는데 의미 있는 논거가 된다.

우리네 삶을 반추하는 통계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논거 제시
어려운 수치 인용하기보다는
차트 등 시각화가 설득에 용이

2015년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0점으로 OECD 평균 6.58점보다 낮았다.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삶의 만족도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떨어졌다. 15∼29세의 만족도는 6.32점, 50대 이상은 5.33점대였다. 30∼49세 만족도는 3개 세대의 중간 지점인 6.00점이었다. 특히 한국 어린이가 처한 환경이 좋지 못했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짧았다.

이런 통계자료를 분석하다보면 가슴이 아리다. 전문가마다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한 일지만, 최근 애꿎은 우리 아이들이 불행하게 방치돼 사망하는 사건이나, 어린 시절 부모사랑에 취해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치열한 교육과 경쟁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아동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굳건하고 생명력 있는 민족의 내일은 건강한 어린이 세상에서 그 물줄기가 시작됨은 당연지사다. 삶의 질을 보여주는 이런 간단한 통계 수치에서 공동체 문화와 행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분석하고 이러한 사회적·국가적 시스템을 질타하는 담론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통계는 장황한 스토리 전개보다 접근성이 용이하고 설득력을 얻는데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여기에 어려운 수치를 길게 인용하는 것보다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준다면 금상첨화이다. 영상시대를 맞아 각광받는 이런 데이터 시각화 기법을 인포그래픽스라 부른다. ‘Infomation’과 ‘Graphics’ 합성어다. 텍스트, 차트, 지도,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통한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스토리텔링은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상대에게 창의적이고 실용적 방식을 통해 쉽게 말하는 것을 말한다. 제스처, 이미지 등 여러 활용 도구를 통해 말함으로써 듣는 사람의 생각 속에 나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새로운 세계로 동참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요즘 빅데이터(Big data)가 대세이다. 빅데이터라 함은 데이터의 생성 양이나 주기, 형식 등이 기존 데이터와 비교할 때 매우 다양하고 크기 때문에 기존 방법으로 수집, 저장, 검색,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 총량을 말한다. 디지털 활용이 대중화 된 세상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생명과 환경, 사회현상의 변화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나 법칙을 발견 수 있다. 구글 독감예보서비스를 통해 과거와 미래의 독감 패턴을 알 수 있고, 오지산간 기상예보와 생로병사의 진단과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자료를 재가공해 나만의 메시지로 개발할 경우 굉장한 정보력과 설득력을 가지며 그 효과는 큰 파급력을 가진다.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에 ‘미디어 효과이론’이 있는데 그 중 ‘의존효과 이론(dependency theory)’은 미디어가 독자와 시청자의 인지, 정서, 태도, 행동에 미친 효과로 인해 피드백(feed back)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다시 사회여론과 미디어를 변화시킨다는 이론이다. 여중생 장갑차 사건, 독도문제, 촛불시위, 김동성 빙상경기 오심논란 등이 그런 사례인데, 국민들이 보도를 접한 후 더 강력한 여론을 형성케 했다.

민심은 천심이다. 미디어가 바로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사회현상에 다시 주목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의제를 다시 설정하고 여론의 방향으로 동참하는 경우이다. 이는 미디어와 미디어 이용자 간 균형을 이룬 상호의존적 관계를 형성한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통이고 이를 실현하는 지름길은 쌍방향성이다. 청중 맞춤형 소통방식은 이러한 청중 공감 스토리 전개 방식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원활한 메시지 전달과 효과적 설득커뮤니케이션은 이처럼 민초들의 가슴과 눈을 열어주는, 굴절되지 않은 여론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과 상호 간에 공감대가 일치한 스토리 전개에 있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37호 / 2016년 3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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