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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터뷰 자료 활용법

미디어 속 세상사, 공감 이끌어 낼 최고 소재

미디어는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기록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부르는데 기자를 한자로 표현할 때 ‘놈 者’를 쓴다. 이유는 ‘세상의 잡다한 것’을 다 다루기 때문이다. 인간세상은 기쁨과 분노와 슬픔과 즐거움으로 파도친다. 풍진세상 세찬 풍랑을 헤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하나의 일대기가 되고, 사회적 공동체문화로 작동하면서 민족의 역사가 된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는 “기자란 그 날 그 날의 역사가”라고 정의내렸다.

세상사 모두 아는 것은 불가능
동서남북 소식을 담은 뉴스는
사람들 주장·여론 투영된 거울
우리네 삶의 흔적들 활용하길

저널리스트들이 이런 사람들의 빛과 그림자를 디테일하게 엮는 방식 중 하나가 인터뷰기사다. 저널리스트가 한 사람의 소재를 발굴해 층층이 기록해 보도하면서 정보가 공유되고 무명의 개인은 저명인사로 우뚝 서기에 이른다. 설법 자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인터뷰기사에서 꺼이꺼이 살아가는 민초의 속울음, 간절함 같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 역시 중요한 자료활용 방식이다.

대화와 상담은 심리적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 하나다. 머슐러는 “인터뷰란 면대면(Face to Face) 구두교환으로 다른 사람의 정보, 의견, 신념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기자는 그런 만남을 통해 대중을 대신해 개인의 고민과 관심사, 어떤 사건과 이슈 메이커의 말을 공론화한다. 그것은 가장 최근까지 알려지지 않은 우리네 삶의 진실적 파편들이다. 살다보면, 특히 산중에서 개개인을 만나고 그 마음 언저리를 일일이 굽어 살피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인터뷰에서 서민들 세상사를 간접체험하면서 시의성에 맞고 휴머니즘이 흐르는 스토리를 설법 소재로 활용한다면 매우 신선하고 공감과 설득력을 높일 것이다.

결국 미디어의 뉴스는 사람들 이야기이고 그 ‘사실’의 가치나 견해에 대한 주관성을 기자가 여과해 객관적 틀로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뉴스의 객관성에 대한 신념은 1930년대 미국이 라디오를 전쟁 선전과 홍보전에 이용하면서 크게 타격받았다. ‘사실’을 의견과 가치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는 객관성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주관성의 완전한 배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저널리스트들은 객관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사작성의 규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인터뷰를 통해 현장성과 실제성을 높여주는 ‘현실효과’를 키우기 위해 인용부호 처리, 보조증거 수집과 사례제시, 대립된 인터뷰를 싣는 방식 등으로 효율성을 높인다.

똑같은 인물과 사안에 대해 상반된 인터뷰를 제시한 경우 중립성과 균형성, 공정성을 지향할 수 있다. 양쪽 의견을 대립시켜 극적인 효과로 역동성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논쟁의 강도와 흐름에 따라 사회적 담론이 부각돼 본질이 다른 이슈로 옮겨 붙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즉, 균형에 너무 무게를 실으면 양비론으로 흘러 의미 대신에 희화화의 우를 범하고 상반된 진영 간에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역기능을 낳기도 한다.   

뉴스에서 사실과 진실의 전달이라는 믿음은 곧 신화(myth)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스에 대한 비판적 학자들의 주장이다. 뉴스가 객관적이라기보다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 스토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관찰자나 서술자가 주관성을 개입해 서술함에 따라 내용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를테면 육하원칙에 따라 기사를 작성했을지라도 육하원칙 중 어느 부분을 강조했는지, 인터뷰를 어느 시점에서 했는지, 수많은 인물 중 누구를 선택했는지, 왜 그 장소를 선택했는지, 어떤 질문을 주로 했는지, 최종적으로 어떻게 요약해 보도했는지에 따라 본질과 수용자 태도, 여론이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이처럼 인터뷰는 그대로 인용할 수도 있고 재해석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그런 경우대로 관점에 따라 다양한 예화로 활용할 수 있다. 아무튼 동서남북의 스펠링 앞 자를 모아 만들었다는 뉴스(news)는 지금도 동서남북에서 나날이 생성되고 소멸 중이다. 말은 사상의 옷이다. 말은 사상의 그림이다. 그 말 속에서 우리는 어떤 주장과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독창적 스토리 전개의 소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주목할 대목이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38호 / 2016년 4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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