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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추락·독자층 노령화…불교출판 '위기'

  • 교계
  • 입력 2016.04.29 16:08
  • 수정 2016.04.29 17:06
  • 댓글 2

불광, ‘불교출판 미래’ 세미나
장은수 문화실험실 대표 발제
불교서적 점유율 14.4% 불과
베스트셀러 쏠림 현상 ‘심각’
20~40대 불교서적 구매 감소

▲ 불광미디어와 불광연구원은 4월2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불교출판·잡지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월간 불광’ 지령 500호 발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종교 분야 서적 판매량 가운데 개신교 관련 서적 비율이 지난 10년간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불교 관련 서적은 평균 15%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적으로도 베스트셀러 쏠림 현상이 지나치게 큰 대신 스테디셀러가 퇴출되는 등 기형적 구조가 구축되면서 불교출판계의 기초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광미디어와 불광연구원은 4월2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불교출판·잡지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월간 불광’ 지령 500호 발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교보문고, 예스24 등 서점과 불서총판 운주사의 판매량 자료를 제공받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불교출판계 변화 양상을 살폈다. 그 결과는 불교출판계의 암울한 미래를 대변하는 것으로 다소 충격적이다.

장 대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종교 분야 서적 판매량 가운데 불교서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10.6%에서 시작해 2013년 20.6%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4.8%로 급격히 추락했다. 10년 동안 평균 점유율은 14.4%에 불과하다. 성장률을 살펴보면 2007년 33.5% 증가했다가 다음해인 2008년 2.3% 감소하고, 2013년 20.9% 증가했다가 또다시 다음해 2014년 21.1% 감소하는 등 편차가 크다. 이는 법륜 스님, 혜민 스님, 달라이 라마, 틱낫한 스님 등 소수 슈퍼 베스트셀러의 유무에 따라 판매량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장 대표는 “일반 독자들까지 읽을 만한 에세이형 불교서적 등의 베스트셀러가 없는 해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금세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스테디셀러 축적이 크게 부족할뿐더러 기존 스테디셀러마저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퇴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불교서적들의 베스트셀러 쏠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 대표가 조사한 자료에서 최근 10년간 종교 분야 베스트셀러 100위 내 도서 가운데 10위권까지 불교서적은 평균 2.09권이 포함됐다. 30위권으로 확장해도 3.36권밖에 되지 않는데, 범위가 3배 늘어나도 불교서적 비중은 0.5배 느는 데 그친 것이다. 게다가 100위권 내 불교서적 수는 7.55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10위권에서 불교서적 점유율이 20.9%인 반면 100위권에서 불교서적 점유율은 7.55%로 떨어진다. 불교서적 베스트셀러 100위 도서의 순위별 매출액 추이에서도 1~10위권 매출은 2006년 대비 2015년 8.7% 감소했지만 11~30위권은 30.4%, 31~50위권은 무려 절반에 가까운 49.2%나 감소했다.

장 대표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5년 동안 불교서적 베스트셀러 1위 도서의 저자는 법륜 스님이었다. 이런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불교출판계의 상당한 분발이 필요하다”며 “특정 필자가 쓴 베스트셀러만으로는 전체 불교서적 시장을 확장하거나 유지할 수 없고, 설령 잠시 가능하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교서적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도 불교출판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가 조사한 자료에서 불교서적 평균 가격은 2008년 1만1427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래 급격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은 지난해에는 무려 6.3% 상승한 1만4935원을 기록했다. 때문에 판매량 감소와 서적 가격 상승이 자칫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예스24의 불교서적 베스트셀러 100위 도서 매출액은 2010년 18억8315만원에서 2013년 9억7347만원으로 반토막 난 뒤 2015년에는 7억1827만원으로 떨어졌다.

장 대표는 “시장 상황이 악화될 때 가격 상승만으로는 경영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시장 축소의 원인을 양적 차원뿐 아니라 질적 차원에서 정확히 진단하지 않는 한 시장의 지속적 위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불교서적을 구매하는 연령층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교출판계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2005년 15.2%이던 50대 비율은 2015년 25.9%로, 60대 이상 비율은 6.0%에서 11.9%로 상승했지만 20대 16.7%에서 11.7%, 30대 28.9%에서 21.9%, 40대 31.2%에서 27.9%로 하락했다. 50~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불교서적을 읽는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출판계의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장 대표는 “종단 등과 연계해 북클럽을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자를 창출하려는 노력 없이 위기를 반전시킬 성장동력을 얻기 어렵다”며 “단지 책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책과 인간을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기존 불교 관련 통합사이트는 책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고 독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탓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어린이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도서를 선별해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불교서적 전문 마이크로 사이트를 새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가 ‘연결의 시대, 미디어지형도 및 콘텐츠 소비성향의 변화’를, 이중호 한국출판콘텐츠 대표가 ‘디지털 시대 출판잡지 동향’을 각각 발표했다. 또 이병선 카카오 이사, 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 서재영 불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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