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세나디왕의 다이어트 방법

부처님이 늘 폭식하는 왕에게
게송으로 좋은 식습관 알려줘
꾸준한 노력으로 건강 되찾아

한국의 성인 10명 중 3명은 비만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2020년이면 성인의 39%가 비만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은 과식, 과음, 스트레스, 수면부족이라고 한다. 비만인 사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등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조사보고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한 것도 비만이 외모를 넘어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초기경전인 ‘쌍윳따니까야’에서도 비만과 관련된 일화가 나온다. 부처님을 오랫동안 외호했던 코살라국의 파세나디왕은 굉장히 뚱뚱했다. 평소 식사 때면 엄청난 양의 밥과 스프, 카레를 즐겨먹었다. 한번은 부처님이 코살라국 사밧티시에 머물러 있을 때였다. 파세나디왕은 음식을 잔뜩 먹고 숨을 몰아쉬며 부처님을 찾아갔다. 왕은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은 왕이 많이 먹고는 숨을 몰아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게송을 읊었다.

‘언제나 사티(알아차림, 마음챙김)를 확립하고/ 식사에 분량을 아는 사람은/ 괴로운 느낌이 적어지고/ 목숨을 보존하여 더디 늙어가리.’

감동받은 왕은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곁에 있던 젊은 바라문 수닷사나에게 이 게송을 외워 식사 때마다 읊도록 했다. 왕은 음식을 욕구 충족이 아닌 수행의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왕의 식사량은 점차 줄었고, 나중에는 한 접시 분량이면 만족하기에 이르렀다. 날씬해진 왕은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현세의 참다운 이익과 미래의 참다운 이익, 이 두 가지의 이익으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다.”

경전에서 음식에 대한 얘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증일아함경’에 ‘모든 법은 먹는 것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음식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듯, 불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를 대단히 중시한다. 식습관이 올바르지 않으면 지·수·화·풍 4대의 조화가 깨지고, 질병에 걸리며, 단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의경(佛醫經)’에는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로 ①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먹거나 계절 음식을 먹지 않고 ②음식을 먹을 때 절도가 없어 과식하며 ③식사시간을 지키지 않고 지나치게 간식을 먹으며 ④먼저 먹은 음식이 소화되기 전이나 복용한 약이 체내에서 빠져나가지 않았을 때 식사를 하며 ⑤대·소변을 과도하게 참으며 ⑥계율을 지키지 않거나 ⑦나쁜 동료를 사귀고 ⑧속가에 살고 출가자답게 행동하지 않으며 ⑨피해야할 위험에 부주의하게 접근하는 것을 들고 있다. 또 급히 먹고, 먹는데 여유가 없으며, 근심, 피로, 분노, 과다한 성욕 등도 건강을 해치는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 이재형 국장
며칠 전 국내 의료진이 단백질분해조절 효소가 어떻게 지방분해에 관여하는지를 밝혀내 비만 치료 신약개발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렇더라도 절제 없는 식욕에 따른 부작용은 필연적이다. 성욕, 재물욕, 명예욕, 수면욕과 더불어 세간의 5가지 즐거움 중 하나인 식욕. 그러면 이 식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식사 전에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道業)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라는 짤막한 공양게를 되새기는 것도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 행복한 식습관임에 틀림없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