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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족법회 열기

화목한 가족공동체 이끄는 최고의 법석

 
부산 백련불교문화원 김창열 법사는 매주 토요일 오전 가족법회를 연다. 1993년 기도인연이 계기가 돼 결혼한 후 시작한 부부법회가 두 아들이 태어나면서 자연스레 가족법회로 발전했다. 아버지 김창열 법사의 집전에 따라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108참회와 능엄주를 독송하고 가족이 함께 작성한 발원문을 낭독한다. 이어 좌선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법회는 마무리된다. 또 한 달에 한 번은 가족이 함께 사찰을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가족법회를 대신한다.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자리
정기적으로 여는 게 중요
자녀 고민 공감하는 계기도
불자로 거듭나는 실천 덕목

용인에 사는 정재홍 불자는 2002년부터 매일 가족이 모여 수행의 시간을 갖는다. 정재홍 불자는 물론 아내, 대학 3학년인 딸은 각자 한 주의 발원을 정하고 근기에 따라 참선을 하거나 경전을 읽고, 절수행을 한다. 정재홍 불자는 “법회라는 정형화된 틀은 아니지만 삼보에 귀의하고 스스로 깨어있는 시간을 함께 갖는다는 점에서 우리 가족에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으로 맺어진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다. 그리고 출산, 양육, 교육, 휴식 과 함께 경제적 기능을 담당한다. 가족의 의미와 역할이 과거에 비해 다소 느슨해지기는 했지만 그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다. ‘가족법회 열기’는 발심과 수행, 전법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부처님도 ‘잡아함경’에서 “가족이란 식구들이 즐거울 때 같이 즐거워하고 괴로울 때 같이 괴로워하고 일할 때 뜻을 모아 일하기 때문에 가족이라 한다”고 가족 간 공유를 강조했다.

특히 ‘앙굿따라 니까야’에서는 “부부가 이번 생에도 행복하게 해로하고, 다음 생에도 만나고 싶다면 네 가지를 행해야 한다. 그 네 가지는 계율, 보시, 믿음, 지혜이다. 함께 계율을 지키고, 이웃을 위해 베풀고, 같은 믿음을 지녀 신앙생활을 하고, 함께 지혜를 쌓아간다면 이번 생이 행복할 뿐 아니라 다음 생에도 행복하게 만나 더 나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가족법회’는 부처님이 일러주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최고의 방법인 동시에 가족 간 대화단절과 유대감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최선의 방편인 셈이다.

그렇다면 가족법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까. 조계종 포교연구실이 발간한 ‘가족법회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매뉴얼’에 따르면 가족의,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법회인 만큼 융통성 있게 운영해도 무방하다. 다만 가족법회도 법회인 만큼 정기적으로 봉행하며, 깨끗한 공간에 부처님(사진) 또는 경전을 모시고 삼귀의와 반야심경, 사홍서원은 봉독해야 한다. 김창렬 법사는 “우리 가족의 경우 함께 불서를 읽고 그 내용을 토론하거나, 현재 사회적 이슈를 선정해 대화하고 경전 속에서 해법을 찾아보는 것으로 법문을 대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사고의 성장을 확인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옥자 동국대 명예교수는 ‘가족법회’가 가족 간 좋은 감정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자녀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됨을 강조했다. 황 교수는 “가족법회는 가족 간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한 팀’임을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된다”며 “특히 부모가 솔선수범해야 가능한 일인 만큼 불자다운 불자로 거듭나는 중요한 실천덕목”이라고 말했다.

고명석 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일주문 밖을 벗어나면 불교가 없다는 지적은 결국 생활불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정에서부터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한 축원과 참회 그리고 정진의 시간 갖는 것이 발심과 수행, 전법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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