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도 대중과 함께 소임을 맡아 살다보면 간혹 각자의 견해 차이로 무수한 시비의 경계에 치우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현재에 집중하고 일념정진하지 않으면 쉽게 괴로움 속에서 해매이게 됩니다. 괴로움은 마음을 힘들게 하고 마음은 원활히 돌아가는 내 몸의 장기들을 막히고 멈추게 하며 마지막 단계에 몸으로 고통의 신호를 보내옵니다. 실은 몸이 아프기 전 예방에 신중을 기울여야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 어리석은 일은 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오면 그 때마다 단지 일어나는 증상만 치료하는 것입니다. 만일 병이 생기면 잠시 음식섭취를 멈추거나 줄이고 마음을 평온히 하고 물을 마셔 속을 깨끗이 비운 후 고요히 가라앉히고 원인을 관찰하면서 지켜볼 줄 알아야 합니다.
특히 경전에서는 너무 많이 먹는 것을 경계하라는 내용이 자주 언급됩니다. 즉 만족할만한 식사를 하라는 뜻입니다. 이는 많이 먹어 힘들거나 적게 먹어 주린 것도 아닌 자기 요량껏 먹는 것을 말 합니다.
‘잡아함경’ 제47권 ‘나제가경(那提迦經)’에 따르면 “(중략) 나제가야, 나는 많은 비구들이 좋은 음식을 먹고 나서 이 동산에서 저 동산으로,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이 대중에게서 저 대중에게로 옮겨 다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나서 ‘저 장로들이 저러다가는 벗어나는 요긴한 법과 멀리 벗어남, 적멸, 등정각의 즐거움인 구하지 않는 즐거움과 괴로워하지 않는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런 종류의 벗어나는 요긴한 법과 멀리 벗어남, 적멸, 등정각의 즐거움인 구하지 않는 즐거움과 괴로워하지 않는 즐거움을 얻었다. (중략) 또 변리(便利)의 수고로움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음식을 의지하고 맛에 집착하기를 좋아하므로 변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의지하는 것이 된다.” 이 내용은 음식을 과도하게 먹은 후 몸과 마음이 들떠 생기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너무 많이 먹고 힘들어 하는 것은 수행자의 위의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만일 지나치게 배불리 먹으면 기식(氣息)이 급하고 몸이 비만해져 모든 맥이 통하지 않고 마음을 막히게 하여 앉거나 누워도 편하지 않다. 또 너무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몸이 야위고 마음이 멀어져 뜻이 견고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시 중의 상(上)인 법의 보시로 이러한 무지를 일깨워주셨고, ‘유마경’을 통해서는 “나는 의사와 같아 병을 알고 약을 말하는 것이니 먹고 안 먹는 것은 의사의 허물이 아니다”라고 설하셨습니다.
생로병사의 고제(苦諦)에서 벗어나 깨달으신 부처님의 치유법은 근원적인 마음을 다스리는 예방법과 해결책을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입니다.
가죽양념무침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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