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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불교 대강백 경운 스님 자료 집대성

▲ 수락산 염불사 소장 경운 스님 진영.

근대 한국불교 화엄종주로 추앙받던 경운원기(擎雲元奇, 1858~1936) 스님과 관련된 자료가 총망라된 ‘화엄종주 경운원기 대선사 산고집’이 발간됐다. 당대 최고의 화엄학자였음에도 불교적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산고집이 발간됨으로써 경운 스님에 대한 학계 연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운원기문손회, 산고집 발간
시·편지·사경·화첩 등 망라
스님 찬탄하는 문인들 글도
관련 연구 활성화 계기 기대

경운원기대선사문손회는 최근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편저한 ‘화엄종부 경운원기 대선사 산고집’을 펴내고 4월3일 순천 선암사에서 봉정식을 봉행했다. 산고집에는 경운 스님이 직접 지은 시와 글, 필사는 물론 당시 지식인들이 경운 스님을 기념해 쓴 글 등이 담겼다. 특히 경운 스님이 순금으로 사경한 ‘묘법연화경’을 비롯해 병풍, 족자, 화첩 등의 사진들이 대거 수록되는 등 자료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경운 스님은 일제강점기에 임제종을 설립했던 대강백이었다. 근대 한국불교사에서 경허 스님이 선(禪)의 종장으로, 경운 스님이 교(敎)의 종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는 점은 경운 스님의 드높은 교학 수준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경운 스님은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 그동안 크게 조명 받지 못했다. 전법상좌인 금봉 스님이 경운 스님보다 먼저 입적해 자료 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데다가 한국전쟁까지 터지면서 자료 상당수가 유실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아가 생전에 주로 머물렀던 선암사가 종단 분규를 겪으면서 경운 스님 연구가 원활하지 못했던 원인이 됐다.

때문에 1차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큰 산고집의 발간은 향후 관련 연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고집은 1부 경운 원기 대선사 행장, 2부 경운원기 대선사 유고, 3부 경운 대선사를 기념하는 문인들의 글, 4부 경운원기 선사 유고 영인본 등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경운 스님의 손제자인 철운 스님이 작성한 행적과 함께 선암사에 세워진 ‘화엄종주경운당대사비(華嚴宗主警雲堂大師碑)’를 소개했다.

▲ 고종황제가 준 쌍룡문 가사.

2부에는 경운 스님의 글들이 담겨 있다. 1915년 ‘불교진흥회월보’ 제9호에 기재된 시 ‘六十一初度自題(육십일초도자제, 출가 육십년에 부쳐)’와 석전 스님의 회갑을 축하하며 지은 노래, 손상좌 철운 스님에게 경학 계승을 당부하는 글, 화첩, 서판 등이 원문 사진과 함께 수록됐다. 경운 스님은 ‘六十一初度自題’에서 ‘남들에게 세존의 일대사인연 말도 못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네’라며 스스로를 겸손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손제자 철운 스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불법의 문중에서 물러서지 않고 법기를 성취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편지에서는 몸이 날로 쇠약해져 지팡이가 아니면 걸을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반걸음 사이에도 염라의 장부에 빠진 듯하다’고 빗대며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3부에서는 최남선, 정인보 등 기라성 같은 지식인들이 경운 스님을 찬탄한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정인보는 경운 스님 수계 60주년을 맞아 문도들이 편집한 수연첩(壽宴帖) 서문에서 “세상에 계시는 사문들 중 석전 박한영 스님을 가장 존경하였는데, 석전은 조계산 장로 경운원기 상인이야말로 계행이 높고 여러 경전으로 가르쳐 교화한 바가 매우 많은 고명한 존숙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3부의 글들을 통해 경운 스님을 향한 시대의 존숭을 엿볼 수 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42호 / 2016년 5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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