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피보다 참된 불자 삶 기준
신행 넘어선 회향 실천 감동
장애가 있는 딸을 낳고 키우면서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던 황성희 불자의 사연은 심사위원 모두의 심금을 울렸다. 이보다 더한 아픔은 없을 것이라고 체념한 채 살아가던 중 찾아온 딸의 희귀병 앞에서 그녀는 무력할 수밖에 없는 엄마였다. 날마다 고통으로 울부짖는 딸을 부둥켜안으며 그녀는 차라리 딸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는다. 바로 그 순간 견고한 모성(母性)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기적이 찾아온다. ‘기적의 다른 이름…사랑’은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갇혀있던 모성(母性)을 넘어 중생을 향한 연민과 자비를 지닌 참 보살의 길을 보여주었기에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자식은 부모가 되어보기 전까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 마음을 모른다고 한다. 그렇기에 6공병여단 132대대 본부중대에서 군복무 중인 김진일 상병의 수기는 색다른 감동이었다. 청소년기에 어긋난 길을 걷던 중 어느 순간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오롯이 만났던 경험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고백은 평범해 보이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긴 여운을 주었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자신의 손으로 연 김진일 상병의 ‘어머니의 가르침’은 최우수상으로 결정되었다.
‘중앙신도회 회장상’으로 선정된 이선애 불자의 신행수기 ‘세 자매’는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고, 이금미 불자의 ‘숨어피는 예쁜 꽃과 함께’는 마음 다스림과 신행을 넘어 회향이라는 커다란 가치를 실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법보신문 사장상’으로 선정되었다. ‘동국대 총장상’에는 생생하고 치열한 포교신행의 과정을 담은 이상화 불자의 ‘부처님 일’이, ‘불교방송 사장상’에는 6공병여단 본부근무대에서 복무 중인 이건한 상병의 ‘마음공부를 하자’가 각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이밖에 총 13편을 바라밀상으로 선정했다.
부처님 만나는 길은 내 안의 불성을 마주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불성을 가리고 있는 못나고 비뚤어지고 이기적이고 가식적이고 부끄러운 나를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행수기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바라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백이며 엄청난 용기이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온 이 용기 있는 고백은 지금 불교와 불자를 바꾸는 작은 불씨가 되고 있다. 신행수기가 앞으로도 많은 불자들에게 희망의 뗏목이 되길 발원한다.
[1343호 / 2016년 5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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