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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예화와 비유법 ⑤

은유적 요소 가미해 감성 부각시키는 강조법

예화 사례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비유법 중 하나가 우화법이다. 원관념은 나타나지 않고 보조 관념만으로 뜻을 암시한다는 점에서는 풍유법과 비슷하다. 그러나 풍유법은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우화법은 동식물 등을 인격화한다는 점이 다르다. 동식물 속성과 풍습을 통해 인간의 속성과 풍습을 암시한다. 이솝우화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단어·문장 반복해 의미 강조
점차 내용 강해지는 점층법은
연설법 중 설득 효과 매우 커

강조법은 문장에 힘을 실어 전달해 문장의 강조와 함께 이미지까지 연상시켜주는 방식이다.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과장법, 반복법, 열거법, 점층법, 점강법, 비교법, 대조법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과장법의 경우는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의 상태나 성질 또는 메시지를 실제보다 늘이거나 줄여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사는 일이란” “우리 장수들이 북을 치자 천지가 진동했다” 등이 좋은 사례다. 은유적 요소가 가미된 시적 표현인 경우가 많은데 감성과 메시지 진정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효과가 있다. 

반복법은 비슷한 단어나 문장을 반복해 의미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나름의 리듬이 있어 청중의 흥을 돋우고 친밀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김소월, ‘산유화’),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정지용, ‘향수’) 등이 그런 사례다.

열거법은 서로 비슷한 구절을 나열해 메시지 내용을 강조하는 수사법이다. 보통 시조가락처럼 리듬을 타게 돼 단어가 셋 이상으로 나열되는 특징이 있다. 같은 어휘를 나열하면 열거법이 아니라 반복법이다. “우리 국토는 그대로 우리의 역사이며, 철학이며, 시이며, 정신입니다.”(최남선, ‘국토예찬’), “이 믿음으로 우리는, 함께 일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투쟁하고, 함께 감옥에 가고, 함께 자유를 옹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자유를 얻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루터 킹 목사 연설문) 등이 좋은 사례다.

점층법은 스토리 비중이나 정도를 한 단계 높여가며 메시지 내용을 점점 강하고 깊이 있게 그 의미를 부여해 상대의 마음을 클라이맥스로 끌어올린다. 연설기법 중에서 상대를 순간적으로 감동시켜 설득효과가 매우 큰 수사법이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김수영, ‘풀’), “집과 마을, 학교와 직장, 나라와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생활이 또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살지게 한다.”(조지훈, ‘소재와 표현’) 등이 그런 사례다.

점강법은 점층법과는 반대로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메시지 내용이 작아지고 좁아지면서 그 강도가 서서히 약해진다. 청중은 스토리의 리듬을 타면서 감정의 정도를 서서히 가라앉힌다. “명예를 잃는 것은 모두를 잃는 것이요. 용기를 잃는 것은 많은 것을 잃은 것이요. 돈을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안 잃은 것이다”라는 유럽의 속담을 응용한 윈스턴 처칠의 명언이 유명한 사례이다. 비교법은 성질이 서로 비슷한 두 가지 사물이나 내용을 비교해 그 차이로 인해 어느 한 쪽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아, 강남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번영로, ‘논개’)처럼.

대조법은 서로 반대되는 내용으로 스토리를 구성해 강한 인상을 주는 방식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처럼 단어와 단어끼리 대조시키는 방식,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처럼 의미를 통한 대조, “푸른 버들에 노랑 꾀꼬리가 운다”처럼 색상을 통한 대조, “문살에 비치는 호롱불빛/ 여물 써는 소리/ 천도복숭아 가지에 매달린 아이들/ 감자꽃 사이에서 웃고 있는 할아버지”(이성선, ‘물을 건너다가’)처럼 청각과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감각의 대조법 등이 있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44호 / 2016년 5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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