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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불자들만의 축제였나

부처님오신날이 지나갔다. 봉축기간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제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이 열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를 되새겼으며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전북지역 또한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어김없이 거리를 장엄하고 갖가지 행사를 치러냈다.

하지만 전북지역 봉축행사에 일반인이 얼마나 참여했을지 의문이다. 각종 행사장에는 사찰신도들과 신행단체에서 나온 사람들만 눈에 띄고 일반시민이나 타종교인 등이 동참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일반시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모른 채 부처님오신날을 그저 공휴일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전북불교계는 일반시민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홍보와 포교를 했는가? SNS에 단지 사진 한 번 올림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아니면 불자들이 가입되어있는 밴드나 카카오톡을 통해 행사 관련 내용을 올리면 일반시민들이 저절로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과 겹쳤다. 이러한 쉽지 않은 기회에 전북불교계가 영화제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불교영화를 상영한다거나 영화제를 후원하는 방법으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국제적으로까지 홍보했다면 봉축행사가 더욱 성대해졌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각 방송과 신문에는 아기예수의 탄생에 대한 목사와 신부, 일반인들의 칼럼과 기고가 넘쳐난다. 그러나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전북지역 신문 10여곳을 찾아봐도 관련 칼럼이나 기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신문사는 스님이나 각 신행단체의 글이 기고되길 바라지만 보내주는 곳도 없고, 부탁해도 받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대담프로그램에서도 지역스님이나 불교단체 소속 회원들이 나오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이것이 비단 전북지역만의 일이었을까. 개인적으로 방송국 지인을 통해 지역사찰 10여곳의 봉축행사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1주일 동안 2~3곳의 행사가 지역소식방송과 뉴스 말미에 몇 차례 방송됐다.

큰 규모의 사찰에는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종무원이 있다. 설령 없더라도 잠깐 시간을 내서 지역 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거나 각 신문사에 웹자보 혹은 행사내용을 보내주면 방송국과 신문사에서는 부처님오신날 지역분위기를 고려해 해당 내용을 반영할 수 있다. 어렵지도, 번거럽지도 않은 일이다.

▲ 신용훈 기자
부처님오신날이 불자들만의 행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불자들이 지역 언론과 방송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포교는 기다리는 것만으로 일궈지는 게 아니다. 먼저 손 내밀고, 관심 기울일 때 비로소 포교의 외연이 확장될 것이다. 부처님이 오신 거룩한 날, 그 숭고한 뜻을 일반시민들에게 알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지 않을까.

신용훈 전북주재기자 boori13@beopbo.com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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