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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제 화합과 상생의 지혜 모아야

기자명 성화 스님
  • 법보시론
  • 입력 2016.05.30 11:10
  • 수정 2016.05.30 11:13
  • 댓글 10

동국대는 1906년 사찰과 스님, 불자들이 원력을 결집해 설립한 조계종 종립대학이다. 그렇기에 부처님가르침을 바탕으로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하여 서로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세계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

설립 이후 유구한 역사 속에서 몇 번의 부침은 있었으나 조계종 사부대중과 학생, 학교 임직원은 신심과 원력으로 국가 발전과 불교진흥을 위한 인재양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25만여명의 동문을 배출했고, 동문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토대로 동국대는 명문사학으로 도약해 왔다.

조계종이 동국대의 설립주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알다시피 조계종은 학교 설립을 위해 여의도 면적 30배에 이르는 사찰 토지를 출연하였고, 지난 110년간 수많은 삼보재정을 지원하면서 학교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따라서 조계종은 동국대의 설립자로서 학교법인 운영주체인 이사회 구성과 학교운영 총괄책임자인 총장선출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학교운영의 토대인 정관에 보장된 사항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그동안 특별한 잡음 없이 이사와 총장을 선출했고, 학교를 모범적으로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제18대 총장선출 과정에서 발생된 갈등으로 학교는 물론 이사회, 총동창회, 종단까지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학교는 지금까지 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동국대 사태의 시작은 당연직 이사 권한을 가진 총동창회장 선거로부터 불거졌다. 총동창회의 내부 분열이 학내 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사회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일부 이사의 돌출행동이 이어지면서 이사회의 갈등은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사와 몇몇 교수, 교계 일부 단체들은 다른 이사들의 과거 행적을 여과 없이 폭로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불교의 위상마저 심각히 훼손됐다.

또 학교내부에서도 극심한 혼란이 초래됐고, 급기야 총학생회 부회장이 이사장과 총장퇴진을 요구하며 50여일 단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동국대 이사회는 비록 법적 문제는 없었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학생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결단을 내렸다.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해 12월3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 및 감사 전원 사퇴”를 결의하고 “학교문제 해결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목과 대립의 갈등을 겪은 총동문회와 학교도 차츰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불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총학생회장과 학교 혼란의 실질적 배후인 일부 전 이사 측 관련자들이 또다시 학교혼란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초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30여만명의 불자와 국민, 해외관광객이 참여한 연등축제에서 총장퇴진 시위를 진행했다.

또 부처님오신날을 목전에 두고 27년 전 총장의 박사학위논문을 두고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학교를 또 갈등과 대결의 국면으로 몰고 있다. 그동안 여러 방법으로 이사회구성과 이사자격, 총장자격 등에 충분히 반대했고 또 반대의견도 전달했다. 이로 인해 동국대가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고 새롭게 출발하는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 현 총장도 논문표절의 사과와 이사 사퇴로 이미 도의적인 책임을 졌고, 지난 1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나름의 성과도 냈다.

그렇다면 이제는 비난과 비판의 다툼에서 벗어나 학내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모아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화합하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반목과 갈등에서 벗어나 동국대가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는 장(場)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제 학내 구성원 모두가 상생을 위한 지혜를 모으길 간절히 발원해 본다.

성화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wing7020@hanmail.net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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