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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더라도 모교는 굳건히 서있어야”

  • 교계
  • 입력 2016.05.30 16:33
  • 수정 2016.05.30 16:37
  • 댓글 5

전영화 동국대 총동창회장 주장
총장에게 적지 않은 수모당해
동창회관 무관심이 반발 원인
총장은 구성원들 공감 받아야
교수회도 요구사항 자체 치우쳐

이른바 동국대 사태가 불거진 지 1년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학교 안팎에서 불협화음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전영화 총동창회장이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며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5월25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일관되고 강한 투쟁을 원하는 동문이 있지만 모교라는 숲을 보고 숲을 관리하겠다는 마음”이라며 “나무 하나하나를 문제 삼는다면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총동창회는 4월29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당국·교수협의회·총학생회·학교법인 등 구성원들이 각자 입장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중재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교무위원들이 총동창회의 제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총학생회 운영위원회가 논의 테이블 구성에 동참하기로 결의하는 등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에 5월27일 동국대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전영화 회장을 만나 동국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 전영화 동국대 총동창회장은 “총동창회가 총장을 반대했던 명분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먼저 학내 갈등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며 “비록 모교가 진통을 겪더라도 모교는 굳건히 서 있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게 내가 가진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 학교당국,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학교법인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각각 화합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을 낸 배경은 무엇인가.
“총장이 지난해 6월11일 총장으로 취임하고, 나 역시 지난해 5월28일 총동창회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이후 1년 동안 학교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서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 그 사이 총동창회장으로서 총장에게 적지 않은 수모를 당해왔다. 총장이 총동창회와 총동창회장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당한 수모였다. 총장 취임식 등 행사에서 학교 측의 의전문제로 분노하는 동문들이 많았다. 총장이 행사장에서 ‘전영화 총동창회장’이 아닌 ‘전영화 동문’으로 나를 소개하는 것도 봤다. 그럼에도 오직 학교를 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아왔다. 만약 이 시점에서 총동창회가 총장 퇴진에 힘을 모은다면 그동안의 인내가 무위로 돌아갈 거라고 판단했다.”

▲ 중재안을 제안할 당시 상황은.
“총장은 이연택 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3월까지만 서로 양해하자고 말했다. 3월만 지나면 정상화하겠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약속했던 시간이 지났어도 달라진 건 없었다. 총동창회 상무위원회를 열었는데 위원 대다수가 총장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자는 입장이었다. 학내 갈등 수습에 대해서는 총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던 차에 학교 측이 총동창회의 요구사항을 전달받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총동창회가 총장을 반대했던 명분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먼저 학내 갈등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비록 모교가 진통을 겪더라도 모교는 굳건히 서 있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게 내가 가진 신념이다.”

▲ 5월25일 정기이사회에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고 강조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내 신념이다. 총장의 허물을 덮어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학교 측과 밀약을 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더더욱 아니다. 개개인의 허물을 문제 삼으며 학교를 판단하면 끝이 없다. 개개인의 허물보다는 일단 학교라는 큰 숲을 지켜줘야 한다. 개별적인 것들은 그 다음의 문제다. 하지만 총동창회의 중재안을 낸 뒤 갈등 수습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으니 총장 자신의 허물은 총장 스스로 풀어나가야 한다. 그것까지 총동창회가 해줄 수는 없다.”

▲ 과거에 보광 스님을 반대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총동창회의 숙원사업은 동문회관 건립이다. 김희옥 전 총장은 재직 당시 108주년 기념관 건립을 계획하며 동창회관 입주를 약속했다. 김희옥 전 총장이 연임하면 동창회관 건립이 성사될 수 있다는 희망에 협력하고 모금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런데 김희옥 전 총장이 낙마하면서 동창회관 건립이 좌절됐다. 게다가 보광 스님은 동창회관 건립에는 관심이 없었다. 여기서 반발이 시작됐다. 혹자는 총동창회가 영담 스님과 가깝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말도 안 된다. 총동창회 내부에서 영담 스님과 개인적인 채널을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유는 달랐지만 보광 스님을 반대한다는 입장이 같았던 적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영담 스님이 공권정지 10년의 징계를 받자, 총동창회가 영담 스님과 가깝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음해에 가까운 모략이다.”

▲ 총학생회 등 일부 학생들의 발언과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총장이 총동창회와의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다. 지금 교수나 교직원 가운데 과연 누가 앞장서서 ‘도를 넘었다’ ‘음해적으로 가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 하겠는가. 총장 자신도 힘이 없다. 때문에 총동창회라는 선배집단이 중간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것은 총장 자신의 귀책사유다. 총동창회는 선배집단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서 ‘너무 과하다’ ‘(그런 언행이) 반복되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그렇게 했는가. 나도 ‘1년을 다퉜으면 됐지, 2년 3년 다툰다고 모교에 남는 게 뭐냐’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상황은, 총장이 하나밖에 없는 정당한 총동창회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서 그 역효과가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 5월25일 총동창회 정기이사회에서 한만수 교수협의회장 등과 충돌이 벌어지면서 소동이 일어났다.
“학교나 집단이나 모두 다 최소한의 룰이 있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 주최 측에 발언 기회를 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이러저러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사전에 협의를 했어야 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뛰어올라가서 마이크를 뺏으려고 시도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도 방법이 잘못되면 안 된다. 주최 측이 수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돌출행동을 하고, 이로 인해 원칙 없는 동문회가 된다면 결국 동문사회의 존재가치가 훼손될 것이다.”

▲ 총동창회는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활동할 것인지.
“학교와 분리된 총동창회는 있을 수 없다. 학교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총동창회는 협력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당국은 총동창회 이상으로 노력을 해줘야 한다. 총동창회의 중재에는 한계가 있다.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은 장본인들끼리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총장은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세운다고 생각하지 말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또한 너무나 흑백논리의 주장을 하고 있다. 흑이 아니면 백을 선택하겠다는 식인데, 요구사항 자체가 치우쳐있다.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우리 총동창회는 학교를 위해 필요한 사람들과 대화해나갈 것이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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