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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를 위한 ‘첫 마음 지침서’

  • 불서
  • 입력 2016.05.30 17:45
  • 수정 2016.05.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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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발심자경문 강설’ / 무비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 ‘미산 스님 초기경전 강의’
현대 한국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스님. 선은 물론 교학에도 두루 밝았던 스님이 평생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 있었다. 선어록이나 난해한 논서가 아닌 바로 ‘초발심자경문’이다. 대선사인 경허 스님이 막 출가한 사미 입문서쯤으로 취급받던 이 책을 늘 독송하고 의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및 동국역경원장 등을 지낸 무비 스님은 ‘초발심자경문’에는 수행자라면 한평생 수행의 지침서로 삼아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가르침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초발심자경문’은 고려 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 신라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 여말선초 야운 스님의 ‘자경문’을 엮은 책이다. 이 글들은 길게는 1300여년 전, 짧게는 700여년 전으로 각각 다르지만 조선시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전해졌고, 오랫동안 출가자와 수행자들의 필독서였다. 언제 어느 때나 명심해야 할 올바른 수행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초발심자경문’을 풀어 쓴 이 책은 무비 스님이 인터넷 카페 ‘염화실’에서 대중들에게 강의한 내용들을 정리해 묶은 것이다. 자칫 난해할 수도 있는 내용을 무릎을 마주하고 듣는 듯 쉽게 설명했다.

무비 스님은 ‘처음 마음을 낸 사람들을 경계한 글’이란 뜻을 지닌 ‘계초심학인문’이 단순히 사찰에서 지켜야할 청규를 넘어 수행과 생활의 지침서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발심수행장’도 출가한 사람과 출가하지 않고 사회에 있으면서도 수행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내어 불교적인 관점에서 인생을 의미 있고, 보람 있고,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글이라고 역설한다.

‘자경문’ 역시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잘 다스려 진리를 향한 굳은 신심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부처님과 조사들이 깨달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일러준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삶과 거리가 있고,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백 마디 말씀 가운데 한 마디만이라도 마음에 아로새겨 감동을 받고, 생각을 바꾼다면 이보다 더 큰 소득은 없다는 것이 무비 스님이 전하는 간절한 당부의 말이다.

▲ 무비 스님은 첫 마음을 잊지 않고 간직해야만 꿋꿋이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계획을 세워 실천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 마음이 무뎌져 포기하고는 한다. 꼭 하겠다는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깨달음도 첫 마음을 잊지 않고 간직해야만 꿋꿋이 진리를 향해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무비 스님이 옛 스님들의 가르침과 경책을 통해 스스로의 수행 자세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초심(初心)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 발심한 그 마음이 곧 정각을 이룬다(初發心是便正覺)’는 말처럼 대강백이 들려주는 ‘초발심자경문’은 깨달음이라는 굳건한 초심이 목적지에 이르는 최상의 방법임을 일러준다. 1만38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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