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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이간하는 말과 쓸데없는 말

기자명 일창 스님

무절제하고 법에 어긋나면 잡담에 불과

지금까지 오계와 관련해 살생과 도둑질, 삿된 음행, 거짓말에 대해 소개했고, 다음 항목은 음주이다. 하지만 오계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말로 행하는 악행으로는 동일하기 때문에 이간시키는 말과 거친 말, 쓸데없는 말을 먼저 설명하겠다. 이간시키는(pisuṇa) 말(vācā)이 이간하는 말(pisuṇavācā)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이간하는 말 많이 하게 되면
친구 끊기고 살해 당하기도
쓸데없는 말하면 해탈 못해
존중받지 못하고 복덕 적어

‘두사람을 이간하려 행위해서 의미알아 중상모략 해당되는 네가지의 구성요소.’

대상이 되는 두 사람이 있을 것, 그 두 사람의 사이가 서로 멀어지길 바라는 의도를 가지고, 멀어지게 하는 어떠한 몸의 행위나 말의 행위를 했을 때 그 두 사람이 그것을 이해하면 이간질의 악행이 성립된다. 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의 사이가 갈라지지 않았다면 업궤도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이가 실제로 갈라져야 업궤도까지 이르러서 사악처에 태어나게 하는 과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일부 문헌에서는 ‘실제로 사이가 갈라짐’이라는 것을 하나의 요소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간하는 말을 많이 하게 되면 다음에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오해를 많이 받는다. 친구와 사이가 끊어지고 살해를 당하기도 하며 주위에 사람이 없다. 선법에 믿음이 적고 좋은 사람들과 사귀는 시간이 짧다. 미움을 많이 당하며 항상 마음이 피곤하고 치아가 성글다.

깟사빠 부처님 당시, 욕심 많은 한 비구가 화합하며 살고 있는 두 비구의 절을 탐해 서로 오해하도록 이간질을 했다. 결국  두 스님이 절을 떠나자 그곳을 차지했다. 하지만 죽은 뒤 무간지옥에 태어나 큰 고통을 겪었고 고따마 부처님 당시에는 아귀로 태어났다. 깟사빠 부처님 때 몸의 행위는 잘 단속했기 때문에 몸은 황금색으로 빛났지만 두 스님을 이간시킨 과보로 입이 썩어 벌레들이 득실거리며 고통을 받았다.

거친 말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다루기로 하고 먼저 쓸데없는 말을 설명하겠다. 쓸모없는(sampha) 잡담(palāpa)이 쓸데없는 말, 잡담(samphappalāpa)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이익없는 말을하면 잡담업의 두요소네.’

이익이 없는 말이 하나의 요소이고 그 말을 하면 쓸데없는 말에 해당된다. 여기서 이익이 없는 말을 ‘나란한 말(tiracchānakathā)’이라고도 표현한다.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은 천상으로 가는 길, 그리고 해탈로 이끄는 길과 나란한(tiracchāna) 길을 가는 것이어서 천상이나 해탈과 절대로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왕과 도둑, 대신, 군대에 관련된 이야기 등 27가지, 혹은 32가지가 포함된다(M138, ‘산다까 경’ 참조). 혹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하는 말, 사실이 아닌 말, 법과 율에 일치하지 않는 말, 불필요한 말, 근거가 없는 말, 무절제한 말도 모두 잡담에 해당된다(M114,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 함 경’ 참조).

반대로 부처님께서 권장하신 대화의 주제로는 욕심이 적음, 만족함, 멀리 떠남, 지나치게 교제하지 않음, 정진, 지계, 삼매, 지혜, 해탈, 해탈지견이라는 열 가지가 있다. 쓸데없는 말을 하게 되면 지옥 등의 사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다른 이들이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믿지 않으며 존중하지 않는다. 미움을 많이 당하고 이득과 복덕, 지혜가 적다.

과거 보살이 바라나시국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지낼 때 그곳에 제시간에 우는 닭 한 마리가 있었다. 학인들은 그 닭이 우는 소리에 기상하여 일과를 시작했다고 한다. 닭이 죽자 묘지에서 그냥 자란 닭 한 마리를 데려 놓았는데 그 닭은 너무 일찍 울거나 너무 늦게 울어 결국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적합하지 않은 시기에 말하는 잡담은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자신도 나쁜 과보를 겪기 마련이다. 사실이고 이익이 있을 때라도 적합한 시기에 상황을 잘 살펴 말해야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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