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자 울리는 가짜 승려들 조심하세요

  • 기자칼럼
  • 입력 2016.06.07 11:33
  • 수정 2016.06.07 18:17
  • 댓글 7

최근 의정부의 한 사찰에서 주지스님이 신도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를 CCTV로 촬영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주지스님은 2009년부터 수년간 사찰 법당 및 요사채 등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수십회에 걸쳐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는 등 성직자로서 상상할 수 없는 행각을 벌여 사회적 충격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관련 보도를 스크랩하며 ‘땡중’ ‘막장 스님’ 등이라는 표현으로 이 사건을 평가했다.

문제는 이 주지가 스님 행세를 한 가짜 승려였다는 사실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해당 승려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그는 소속 종단 없이 개인적으로 승려 행세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종단협은 “본 사건이 자칫 불교계에 대한 실망과 불신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며 오해를 막기 위한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이미 다수의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 후였다. 가짜 승려로 인해 불교 이미지만 심각하게 실추된 셈이다.

가짜 승려로 인한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5월30일 가짜 승려를 앞세워 노인들을 상대로 수억원에 달하는 가짜만병통치약을 판매한 일당이 검거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스님 행세를 하며 기도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챙긴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밖에도 모 종단 총무원장을 사칭하며 납골당 및 한방병원 불사금 명목으로 3억원을 챙긴 승려, 우울증을 앓는 여성불자에게 접근해 빙의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폭행과 강간을 일삼은 승려, 작은 사찰을 돌며 불전함을 턴 승려 등. 지난 3년간 언론에 보도된 크고작은 사건의 주인공은 모두 승적 없는 가짜 승려였다. 급기야 최근 부산에서는 190원짜리 부적과 염주를 5만원에 강매하고 중국절 불사를 위한 시주를 강요한 중국 가짜 승려까지 등장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가짜 승려 문제는 그로 인한 범죄가 사회에 던지는 파장에 비해 사전 제재가 어렵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심각한 난제다. 조계종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스님 사칭 범죄에 대한 신고 및 민원을 받기는 하지만, 해당 승려가 승적이 없는 한 사회법의 소관이어서 사실상 별다른 제재 수단도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자들이 스님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자제하고, 비불교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해 눈 밝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차원일 뿐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짜 승려 혹은 가짜로 의심되는 승려에 대한 신고 센터를 개설·확대하는 한편, 가짜 승려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한 범불교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송지희 기자
가짜 승려는 스님이 아니기에 불교계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짜 승려의 범죄행각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는 상당부분 불자와 신도이며, 간접적인 피해자는 이로 인해 상처받은 불교계 전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짜 승려들은 어디선가 스님의 탈을 쓴 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불교 이미지를 훼손하며 불자들을 울리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