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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방한, 범국민운동으로 접근해야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6.07 12:27
  • 댓글 0

지난 10여년 동안 달라이라마의 통역을 맡았던 제프리 홉킨스 미국 버지니아대학 명예교수가 한국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제프리 홉킨스 교수는 “종교지도자, 시민운동가, 정치인을 비롯한 수많은 세계인들이 존경하는 종교지도자가 한국에 오지 못하는 것은 한국 정부로서도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한국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중국과 약간의 소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특히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정부와 정치계, 연예계까지 각계각층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어 다 함께 나서자”는 그의 제안은 달라이라마 방한을 추진하는 단체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불교계에서는 벌써 20여년 전부터 거의 매년 달라이라마의 방한문제를 추진해왔지만 역대 정권은 번번이 비자발급을 외면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 불가에 대한 역대 정부의 공식입장은 이제까지 나온 게 없다. 다만 정치적, 경제적 요인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정도만 추론할 뿐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다는 얘기다. 제프리 홉킨스 교수가 “작은 소란만 있을 뿐 걱정할 게 없다”는 발언이 나온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손놓고 무한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우선 달라이라마 방한을 추진하고 있는 교계 단체와 조계종을 중심으로 한 종단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달라이라마 방한을 놓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 없다는 비판을 들었던 과거 사례가 있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불사’가 아닌 ‘사업’ 일변도로 보고 달려든 단체는 없는지 살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나아가 불교계를 뛰어 넘어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 성사를 위한 연대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불과 2년 전 로마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전한 ‘화해와 용서’라는 말에 우리는 물론 전 국민이 감흥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방한을 기대만 하고 있던 불자였기에 부러움은 배가 됐다. 늦지 않았다. 마음을 모아 불교 내외를 포괄하면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먼저 진심으로 연대해야 정부의 시선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새겨야 할 때다. 달라이라마 방한을 지지하는 각계 지도자와 대한민국 국민들의 명단부터 작성해 보자.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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