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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법문 요체는 현실 고통 해소"

  • 불서
  • 입력 2016.06.07 17:33
  • 수정 2016.06.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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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경 심요’ 편역 허만항씨

▲ ‘아미타경 심요'
“흔히 부처님께서 설하신 정토법문이 죽음 이후 극락왕생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토법문의 핵심은 현실 고통해소에 있습니다. 부처님이 설하신 극락정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통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일상의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궁극적인 행복을 얻도록 하는 게 바로 정토법문입니다.”

삶의 회의감으로 방황하다
정토법문 접하고 환희 느껴
직장 접고 정토행자 삶 발원

최근 티베트 이시푼촉 캄포 린포체의 ‘당역 아미타경 강기’를 편역해 ‘아미타경 심요’(비움과 소통)를 펴낸 허만항(53·망서·사진)씨는 “정토신앙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고통을 없애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죽음 이후라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니라 현실세계를 극락세계로 장엄하도록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10여년간 다니던 제약회사를 그만두고 돌연 정토행자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발원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가 대학을 다녔던 1980년대는 사회적으로 혼란기였다. 엄혹한 군부독재의 탄압에 맞서 민주화를 갈망하는 시위가 끊이질 않았고, 갈등과 대립이 지속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 그는 무엇이 진정한 삶이고, 무엇이 진리로 나아가는 길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직장과 가정을 꾸렸지만 삶에 대한 회의감은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헌책방에서 대구 만선염불원에서 발간한 ‘정업근행’이란 책을 접하고 마침내 삶에 대한 궁금증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대구 만선염불원 신도인 팔순의 노보살이 수십 년 간 여러 사찰에서 수행하며 스님들의 정토법문을 정리한 것이었다. 그는 ‘정업근행’을 읽고 또 읽었다. 책에 소개된 염불수행법에 따라 ‘나무아미타불’을 매일같이 염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절망의 연속이었던 그의 삶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정토법문을 체계적으로 공부해보겠다는 발원을 세운 것도 이 무렵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는 본격적으로 정토행자의 길로 들어섰다. ‘아미타경’ ‘관무량수경’ ‘무량수경’ 등 정토사상을 다룬 경전을 비롯해 국내에 소개된 정토 관련 수행서적을 읽어나갔다. 공부가 깊어질수록 한국불교의 정토신앙이 왜곡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수행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을 근거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토수행은 경전은 등한시한 채 염불만 중시하면서 수행체계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그러던 중 허씨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최대의 불교학원으로 꼽히는 중국 사천성 오명불학원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시푼촉 캄포 린포체가 중국 현장 스님의 ‘칭찬정토불섭수경’을 강설한 ‘당역 아미타경 강기’를 접했다. ‘아미타경’의 핵심이 무엇이며 염불수행에 대한 체계적인 방법을 제시한 ‘당역 아미타경 강기’는 허씨에게 정토수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했다. 특히 ‘아미타경’ 22품의 과정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정토수행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세우는 토대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허씨는 곧 ‘당역 아미타경 강기’를 번역하기로 결심했다. 한국불자들에게 부처님이 설하신 정토법문의 핵심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허씨는 “이시푼촉 캄포 린포체가 강조했듯 경전 한 구절 한 구절에 자신의 생명을 몰입해 정토의 법의(法意)가 자신의 마음과 완전히 하나로 융합할 때 비로소 정토의 법미(法味)를 느낄 수 있다”며 “경전에 의지해 스스로 꾸준히 정토의 정감을 배양해 나간다면 비록 현실은 어렵더라도 일상에서의 참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일독을 권했다. 1만2000원.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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