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심정사 법안 스님의 재가불자를 위한 우바새계경 강설][br]12. 10·11품 자리이타품·자타장엄품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6.06.13 16:53
  • 수정 2016.06.13 17:04
  • 댓글 0

남도 이롭고 나도 이로운 ‘자리이타’ 실현하는 구체적 방안 제시

▲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논산본찰에서 법문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구하는 이는
스스로도 불이익 결과 가져와
끊임없이 복 짓고 지혜 연마해
참다운 보살의 길로 나아가야

재가 8법 숙지해서 실천하면
흔들림 없는 보살 될 수 있어

이번 강설은 ‘우바새계경’ 제10품 자리이타품, 11품 자타장엄품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여러분, 보살도는 자리이타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자리이타를 실천해야 하는지가 중요하겠지요? 부처님께서는 ‘우바새계경’에서 이 역시 아주 구체적으로 설하시며 또 강조하십니다. 다음을 봅시다.

“선남자여, 보살의 신근(信根)이란 이미 자기를 이롭게 하고 또 남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이익이라는 것은 참된 것이 아니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이익이라는 것은 참된 것이 아니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자리(自利)라 할 것입니다. 보살은 성문, 연각이 보리로 중생을 교화하나 중생이 받지 않으면 천상, 인간의 세속 즐거움으로 가르치니 이것을 이타(利他)라고 하는데 이타가 곧 자리임을 알고 있습니다. 보살이 나와 남의 이익을 함께 하지 못하고 오직 나의 이익만을 구한다면 이것은 하품(下品)입니다. 이러한 보살은 법재 가운데 탐욕과 집착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도 이익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리이타에 대한 가르침이 아주 명확하게 나와 있지요? 남을 이롭게 하지 못한다면 스스로도 이익되지 못한다는 것, 대단히 중요하며 재가불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대목이에요.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하나의 법을 갖추면 이익을 함께 갖추니, 방일하지 않음(不放逸)을 말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쉬지 않으면 마침내 이루어지리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불방일(不防逸), 방심하지 말고 열심히 될 때까지 하라는 뜻입니다. 밥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닦아나가야 해요.

“또 두 가지 법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니, 첫째는 다문이고, 둘째는 사유입니다. 또 세가지 법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니, 첫째는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고, 둘째는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이며, 셋째는 염심(불·법·승·계율·보시·천상을 꾸준히 마음에 새기는 것)을 갖추는 것입니다. 또 네가지 법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니, 사위의(행주좌와-불자로서의 태도를 잘 지님)를 말하는 것입니다.”

다문, 많이 읽는 것에는 많이 듣는 것도 포함이 됩니다. ‘무상심심미묘법 아금견문득수지’ 보고 듣고 지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리이타 보살도라고 누누이 말씀하시잖아요.

부처님 재세시 상수제자 사리불 존자와 목건련 존자는 원래 산자야라는 분의 제자였어요. 그런데 아사지라는 부처님 제자의 탁발을 하며 걷는 모습을 보고 깊이 감화되어 따라갔다고 합니다. 탁발이 끝나고 물었지요. “당신은 누구의 가르침을 받기에 걷는 모습 하나하나가 거룩한가요? 그 분은 무엇을 가르치시는지요?”

대답은 바로 부처님의 연기법이었죠. 답을 듣는 순간 사리불 존자는 반견성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250명을 데리고 목건련 존자와 함께 부처님께 가 상수제자가 되었어요. 사리불 존자가 평생 동안 아사지 존자가 있는 쪽으로는 발을 두지 않고 항상 존경의 뜻을 보였대요. 덕분에 부처님을 만난데 대한 깊은 감사의 표현이지요.

“또 다섯가지 법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니, 첫째는 신근(불법승 삼보와 고집멸도에 대한 믿음의 뿌리)이고 두 번째는 지계이며 셋째는 다문이고 넷째는 보시이며, 다섯째는 지혜입니다. 또 여섯가지 법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니, 바로 육념(불법승·계율·보시·천상을 생각함)입니다.”

부처님 말씀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딱 줄이면 복(福)과 지(智), 즉 복덕과 지혜입니다. 모든 말씀이 이 두 가지로 귀결되는 거예요. 복을 짓고 지혜를 연마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가 보살이 되는 거예요. 그죠?

수행자의 수준을 나타내는 차제가 있어요. 첫 번째 학도(學道)는 도를 배우는것. 두 번째 견도(見道)는 도를 아는 단계입니다. 무척 높은 단계죠. 세 번째 수도(修道)는 본격적으로 도를 닦아나가는 단계, 네 번째 증도(證道)는 도를 증득하는 단계, 여기서 깨달은 뒤 나 혼자만 누리는 게 아니라 다섯째 전도(傳道)로 이어져야 합니다. 전도, 이웃들에게 법을 전하지 않으면 소승외도로 보살이 될 수 없어요.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도선언을 하시며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도록 모든 중생들에게 법을 전하라. 사람과 천상 신들의 행복을 위해서 떠나라”고 하셨죠. 바로 이것이 마지막 여섯 번째 성도(成道)를 위해 나아갈 길입니다.

‘우바새계경’에는 불가사의란 말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제일 불가사의한 것이 인간들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겠지요. 정말 한 치도 안 벗어나고 그대로 사는 거예요. 바꾸는 방법은 기도 밖에 없어요. 불교가 대법, 우주의 가장 큰 진리란 것을,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운명을 보고 상담하면서 진정으로 깨달았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저는 스님이자 불교학 박사입니다. 그런데 3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상담해주면서 불교야말로 우주의 진리를 품고 있는 종교란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어요.

범부 중생은 정해진 운명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부처님 말씀을 보고 듣고 지니면서 부처님께 기도하면 그 운명이 바뀌는 거예요. 정해진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안심정사 신도들이, 불자들이 증명해 준 셈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운명대로 사는 이유는 운명의 장애(번뇌장, 업장, 보장)가 성격과 습관과 환경에 따라 그대로 가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간절하게 원을 세워서 기도하면 이것을 바꿀수 있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정말 운명을 바꿀 수 있냐”고 묻고 또 물어요. 지면을 빌어 거듭 대답하자면 “기도를 하세요. 정말 바꿀 수 있습니다.”

부처님 법을 통해 보살심을 내고 범부중생이 보살로 나아가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내가 정말 간절하게 원하고 ‘지장보살’을 염하면 지장보살님이 그 위신력으로 나와 하나가 되어 내 운명을 바꿔주시니까 가능한 거예요. 많은 분들이 왜 ‘지장기도’를 권하는지 물어요. 지장기도는 바로 ‘멸 정업’이기 때문입니다. ‘지장경’은 업에 대한 말씀이에요. 내가 지은 업 말입니다. 남편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내 운명이 저런 남편을 만나게 되어있었던 거죠.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구분이 될 수가 없지요. 그저 자기 운명에 정확하게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가족은 한 배에 탔기 때문에 한 사람이 어려우면 다 같이 어려워져요. 잘나가는 집도 한 사람 잘나가면 다 잘나가죠? 마찬가지 논리로 한 사람만 기도를 시작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다 좋아질 수 있어요. 재가불자를 위한 이 좋은 가르침을 외면한 채 “비워라, 놓아라” 하면 안돼요. 믿음의 뿌리를 완벽하게 내리고 진실로 믿고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에 ‘우바새계경’이 정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갖추고 있습니다. 받는 것과 베푸는 것, 외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으로 이것을 자리이타라고 합니다. 보살이 중생을 위하여 법계의 깊은 뜻을 설하고자 하면 먼저 세간의 법을 설한 연후에 깊은 법계를 설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쉽게 교화하기 위함입니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의 마음을 보호해야 합니다. 보호하지 않는다면 일체 중생을 조복할 수 없습니다. 보살은 자신의 몸도 역시 보호해야 합니다. 보호하지 않으면 역시 중생을 조복하지 못합니다. 보살은 몸과 목숨과 재물을 탐하여 위하지 않습니다. 몸과 목숨과 재물을 지키는 것은 모두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받을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베푸는 것만 보살도가 아니라 받는 것도 보살도라는 거예요. 받는 것과 베푸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고 외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법공양과 관련된 거예요. 우리가 재시와 법시를 잘 하는 것도 자리이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쉽게 교화하기 위해서는 세간의 법을 설한 이후에 깊은 법계를 설해야 한다고 하네요. 또 중생의 마음을 보호해야 하며 자신의 몸도 보호해야 중생을 조복할 수 있다고 해요. 굉장히 현실적인 가르침이지요? 보살이 몸과 목숨과 재물을 지키는 것은 모든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한 것이기에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제11품 ‘자타장업품’입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몇 가지 법을 갖추어야 합니까? 선남자여, 여덟 가지를 갖추어야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긴 수명이고 두 번째는 뛰어난 외모를 갖춘 것이며 셋째는 커다란 힘을 갖는 것이고, 넷째는 높은 신분을 갖춘 것이며, 다섯째는 재산이 많은 것이고, 여섯째는 남자의 몸을 갖는 것이며, 일곱째는 언변이 분명함이고, 여덟째는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여덟가지가 바로 재가 8법입니다. 재가불자가 자리이타를 하기 위한 여덟 가지 조건인 셈이지요. 대단히 현실적인 조건이지만 범부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측면이 있어요. 이 재가 8법을 자신과 늘 대조해서 갖추도록 노력하면 나도 좋고 중생도 좋아요. 잘 숙지해 두시길 바라요.

“선남자여, 보살이 긴 수명을 구하는 까닭은 중생으로 하여금 죽이지 않는 것을 찬탄케 하고자 함입니다. 보살이 뛰어난 외모를 구하는 까닭은 중생이 보고서 기뻐하게 하고자 함입니다. 보살이 높은 신분을 구하는 까닭은 중생으로 하여금 공경심을 내게 하기 위함입니다. 보살이 구족함을 구하는 까닭은 지계와 송경과 좌선을 하기 위함입니다. 보살이 많은 재보를 구하는 까닭은 모든 중생을 조복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남자의 몸을 구하는 까닭은 그릇을 이루어서 선법을 성취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명료한 언변을 구하는 까닭은 모든 중생이 법어를 잘 받게 하는 위함입니다. 보살이 대중을 무서워 않음을 구하는 까닭은 진실한 법을 분별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재가 8법을 갖출 수 있을까요? 이 또한 경전에 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인연으로 보살은 이러한 여덟 가지를 갖추게 됩니까?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인자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은 인연으로 긴 수명을 얻은 것이고,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언제나 옷과 등불을 보시한 인연으로 뛰어난 외모를 얻은 것이며,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항상 교만한 마음을 없앤 인연으로 높은 신분으로 태어난 것이고,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항상 음식을 보시한 인연으로 몸에 힘을 갖춘 것이며,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항상 설법하는 것을 좋아한 인연으로 재보가 많은 것이며,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여자의 몸을 싫어한 인연으로 남자의 몸을 얻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계율을 지켰던 인연으로 언변이 분명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삼보에 공양한 인연으로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음주·가무·식육을 멀리해보세요. 특히 식육은 줄일수록 좋은 거예요. 완전히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하면 가장 좋지만 힘들다면 줄이세요. 연기법에 따라 언젠가는 내 살을 제공해야 할 때를 생각하며 줄여보세요. 우리보다 뛰어나고 힘 센 동물이 와서 우리 자식들을 보며 “어리니까 살이 유들유들하고 좋네, 뱃살이 더 맛있고 등살도 맛있겠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너무나 끔찍하지 않나요?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살생하지 않고 보시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계율을 지키며 삼보를 공양한다면 이 재가 8법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이번 생에 이 같은 법을 만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에요. 공부로 끝내지 말고 반드시 실천에 옮겨보세요. 다시 ‘우바새계경’으로 돌아갑시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에는 세 가지 인연이 있습니다. 첫째는 보시한 물건이 청정한 것이고(물정), 둘째는 보시하는 마음이 청정한 것이며(심정), 셋째는 보시를 받는 복전이 청정한 것입니다(복전정). 물건이 청정하다는 것은 도둑질한 물건이 아니고 성인이 금하는 물건이 아니며 대중의 공용물이 아니고 삼보의 물건이 아니며 한 사람에게 준 것이 많은 사람에게 돌려 준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에게 준 것을 한 사람에게 돌려준 것이 아니며 남을 괴롭혀서 얻은 것이 아니고 남을 속여서 얻은 것이 아니며 사기하여 얻은 것이 아니면, 물건이 청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청정하다는 것은 베풀 때에 생사의 좋은 과보를 위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며 건강과 재물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고 가문의 때를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며 권속이 많고 넉넉하기를 위해서가 아니고 오직 보리의 장엄을 위해서만 보시하며 중생을 조복하고자 베풀면, 마음이 청정한 것입니다. 복전이 청정하다는 것은 보시를 받는 사람으로서 팔사(팔정도의 반대)를 멀리 여읜 것을 복전이 청정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세 인연으로 팔법을 갖춥니다.”

‘우바새계경’의 가르침은 재가불자를 위한 것이기에 이처럼 구체적이고 자세합니다. 물정과 심정, 복전정의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규정해 놓았어요. 이에 근거해 ‘우바새계경’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자신의 마음과 행위를 점검해 보세요.

이를 통해 재가 8법을 갖추면 여러분은 흔들리지 않는 보살, 즉 부동보살의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부동보살에게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선남자여, 부동보살에게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습니다. 첫째는 선법 닦기를 좋아하는 것이고, 둘째는 선과 악을 분별하는 것이며, 셋째는 정법을 가까이 하는 것이고 넷째는 중생을 연민하는 것이여, 다섯째는 언제나 숙명을 아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부분들을 자세히 읽고 한 단계 한 단계 보살로 나아가는 실천행을 쌓아야 합니다. 이런 좋은 인연을 만났을 때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해 복덕과 지혜를 연마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금생에 윤회를 끝내고 극락세계에 갔다가 다시 보살로 오셔서 중생들을 많이 구제하는 인연이 되길 바랍니다. 아미타불.

 


선망부모 위해 공덕 쌓아 회향하는 ‘효’의 상징

안심정사 백중 49일 기도에 담긴 의미

백중과 맞물린 음력 7월15일
‘목련경’‘우란분경’에서 유래
안거 마친 수행자에 공양 올린
최고 공덕으로 선망부모 천도

우란분절은 부처님오신날과 출가절, 성도절, 열반절과 함께 불교의 대표적인 명절로, 흔히 선망부모를 천도하기 위한 날로 여겨진다. 우란분절의 ‘우란분(盂蘭盆)’은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로,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이를 구제한다’는 뜻이다. 일 년에 한번 지옥문이 열린다는 관념에 기반해 사후세계에서 고통받는 영가를 천도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우란분절의 유래는 ‘목련경’ ‘우란분경’ 등의 경전에 근거한다. 경전에 따르면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생전에 삿된 행위를 많이 하다가 죽어 지옥으로 떨어졌다. 출가 후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하고자 하지만 뛰어난 신통력으로도 뜻을 이룰 수가 없어 부처님께 도움을 청하게 된다. 이에 대한 부처님의 답은 “7월15일 안거 해제일에 승단에 오미백과와 필요한 물품을 공양하면 그 공덕으로 어머니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란분절이 안거해제일인 백중과 맞물려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거를 마친 수행자는 가장 청정한 계와 도를 구족하고 있어 그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은 최고의 공덕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이 공덕을 통해 현세의 부모와 7세 부모가 모두 삼도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곧 우란분절의 근본정신이다. 이에 우란분절의 재는 안거를 마친 승단의 수행대중에 공양을 올리고 공양을 받은 수행대중은 시주자와 선망부모를 위해 축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많은 사찰에서 백중 49일간 선망부모를 위한 천도재 및 지장기도 등을 통해 신도들의 기도와 수행을 이끄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는 우란분절을 통해 무주고혼(無主孤魂)의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하게 할 뿐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효’의 의미를 되새기고 생명살림을 실천함으로써 우란분절의 참 뜻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백중 49일 기도를 봉행하는 대표적인 사찰이 지장기도도량 논산 안심정사다. 회주 법안 스님은 우란분절의 참뜻과 의미를 설하며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대지옥에서 소지옥, 아귀보와 희개의 몸까지 차례로 받다가 마지막 천도재를 올린 후에야 도리천궁의 몸을 받고 부처님의 설법도 들을 수 있었다”며 “당시 부처님과 덕높은 스님들께 공양을 올렸음에도 4번에 걸쳐 천도재를 올린 후에야 천인의 몸을 받았으니 업보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중 49일 기도를 통해 목련존자의 이 같은 효성을 본받아 선망부모와 현제·자매, 일가친척과 일체 인연 영가들의 왕생극락을 빌어주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역시 논산본찰과 서울도량, 부산도량 등에서 일제히 기도를 입재할 예정이다. 기도 입재법회는 각도량 재수불공일에 맞춰 봉행한다. 논산도량은 6월25일 토요일, 서울도량은 6월24일 금요일, 부산도량은 6월29일 수요일이다. 회향일은 우란분절인 8월17일(음7월 15일)로, 각도량 재수불공일을 기해 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1347호 / 2016년 6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