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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손병숙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 묘견지·62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다.

온몸 관절 통증으로 앓아
망설임 없이 참선에 입문
부정적인 생각부터 고쳐

시어머니 불만서 나 찾아
참나 찾아가는 여정 몰입

원인을 알지 못하는 병으로 인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온 몸의 관절에서 오는 통증으로 인해 정확한 병명도 없이 끙끙 앓는 나날만 이어졌다.

몸과 마음까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때 평소 가깝게 지내던 언니가 절에 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50세가 넘도록 불교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절을 해 본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을 정도로 종교에 대해서는 담을 쌓고 살던 삶이었다. 왜일까. 그런데 그 순간은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지체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저 없이 절로 향했다.

부산 대광명사와는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난 달라졌다. 대광명사에서 불교를 배우고 참선수행을 만난 뒤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180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광명사 도량에 첫 발을 디딜 때의 환희심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으로 부족한 글로나마 수행 이야기를 옮긴다.

보통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불교에 대한 기초 교리공부를 마치고 수행을 접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비단 병마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쳐있던 마음은 행동을 재촉했다. 불교대학과 참선반 등록을 함께 했고 두 공부를 병행했다. 공부에 흠뻑 젖어갔다. 스스로 스펀지가 된 것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 속에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순간이 기쁨이었다.

먼저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고치는 일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자신에 대한 불만부터 시작해서 가족, 주변 환경 등 어느 것 하나 만족하고 긍정하는 것이 없었다. 특히 시부모님에 대한 불만은 언제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눈덩이처럼 불어 커져버린 시부모님을 향한 불만부터 비워야 했다.

매일 새벽 눈을 뜨자마자 정좌를 하고 부정적인 생각 비우기를 거듭했다. 처음부터 쉽게 되지 않았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잊을 만하면 불쑥불쑥 올라와 괴롭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히 좌선하며 일상에서도 내면을 지켜보는 힘을 키워 나갔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면서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나와 마주했다.

문득 시부모님이라고 생각한 그 모습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눈물이 참 많이 흘렀다. 비로소 절에 가시는 시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평소 종교를 강요하신 적이 없었지만 항상 소리 없고 한결 같이 신행 생활을 하시는 그 모습은 바로 내가 닮고 싶은 삶 그대로였다.

시부모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게 되면서 모난 돌 같던 성격이 둥글둥글해지기 시작했다. 불교교리와 경전공부 그리고 참선수행을 참 열심히 했다. 재가안거 틈틈이 사찰의 크고 작은 자잘한 봉사에도 동참을 하며 배우고 익힌 만큼 충실하게 실천하는 삶에 집중했다. 주지 목종 스님의 강의를 듣다보면 내면에서 그 뭔가가 벅차올랐다. 가슴 깊이 큰 울림이 됐다. 마음에 와 닿는 법문을 들을 때마다 황홀하기도 하고 행복하고 가슴 벅참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스님 말씀은 참선반에서 수행을 함께 하면서 한결 쉽게 와 닿았다.

“참 나를 찾아라,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우리들의 잘못된 업의 작용이 드러난 것이다. 거짓 나에 속으며 살아가지 말고 늘 참 나의 작용임을 인식하라. 깨어 있어라.”

 

[1347호 / 2016년 6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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