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불교를 공부한 불자(佛子)라 할지라도 답하기 쉽지 않거나 곤란한 질문들이다.
‘불교미술사상사론’(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사찰의 상징세계’(문광부 우수교양도서), ‘붓다순례’(세종도서 교양부문) 등 출간하는 책마다 세간과 출세간을 넘나들며 주목받아 온 자현 스님이 이번에는 ‘스님의 비밀’이란 책을 냈다. ‘2600년 역사와 문화 그리고, 때론 오해와 실수가 만들어 낸 스님들의 수행과 일상 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스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스님의 비밀’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질문 수준과 답변은 마치 처음 사찰에 온 초보 불자가 어린아이처럼 질문하고 있지만 답변의 깊이와 내용은 오랜 시간 사유했을 뿐만 아니라 체험을 통한 지혜에서 묻어 나왔음을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고 논리적이다. 자현 스님은 ‘스님’이라는 명칭의 유래에서부터 스님의 하루와 출가에서 입적에 이르기까지 스님들의 삶 전체를 꼼꼼하게 그려 놓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음을 밝히고 있다.
목사와 신부 등 다른 종교의 성직자와는 달리 수행자인 스님에게만 존칭을 쓰는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애초 스님이란 용어는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 상가(samgha)에서 온 말이다. <중략>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스님’으로 정착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유래와 설이 있다.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설은 중을 나타내는 승(僧)에 ‘님’이 붙어 스님으로 축약됐다는 것이다.”
‘스님의 비밀’은 불자라고 한다면 꼭 알고 싶은 스님과 수행에 대한 해답, 오랜 인연으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스님에게도 묻기에 불편함이 있는 질문에 대한 해답, 아주 오래 절에 다니다 보니 질문했다가 ‘별걸 다 묻는다’며 핀잔을 들을 만한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요약된다.
이 책을 통해 사찰의 문화와 스님의 공간이 먼 히말라야 속 설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 곁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는 일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1만7000원
남배현 전문위원 nba7108@beopbo.com
[1348호 / 2016년 6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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