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3일 공주 국립법무병원 대강당에서 우렁찬 함성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환자복을 입은 재소자들의 손마다 ‘불자답게’ 스티커와 37가지 실천항목이 담긴 리플렛이 들렸다. 이날 300명의 불자 재소자들이 ‘불자답게’ 캠페인에 동참, “과거를 참회하고 건강을 되찾아 남은 삶을 ‘불자답게’ 살아가겠다”고 서원했다. 법무병원은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재소자들이 수감돼 있는 감호소다.
자비실천운동본부(총재 송산 스님, 이사장 해광 스님)는 공주 국립법무병원에서 불자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불자답게’ 선포식을 봉행했다. 자비실천운동본부와 법보신문이 주최하고 불교자원봉사단체 마이트리, 자비실천어머니회가 후원한 이날 선포식은 자비실천운동본부가 전국 교도소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릴레이 선포식의 두 번째 법석이다. 교도소 불교법회의 취지를 살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여러분이 참된 불자가 될 때까지 캠페인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이어질 것입니다. 닭이 21일간 정성으로 알을 품어 병아리로 부화하는 것처럼, ‘불자답게’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부처님 마음으로 정성껏 기도를 한다면 어느새 여러분도 내 안의 불성을 찾아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잠들어 있는 부처님을 깨우세요. 불자다운 마음으로, 불자다운 행동으로 살다보면 행복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선포식을 주도한 이사장 해광 스님은 “항상 재소자들과 만날 때 ‘사람답게’ 살 것을 당부해 왔다”며 “누구나 품고 있는 불성이 ‘불자답게’ 캠페인을 통해 발현되어 더욱 행복하고 바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총재 송산 스님도 “백천만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을 만났고 드높은 불법을 만났으니 그 자체로 감사하고 기쁜 일”이라며 “부처님은 내 가족이자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이며 내 안에도 있다는 생각으로 부처님처럼 불자답게 살아가자”고 설했다.
스님들의 법문에 재소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재소자들은 법회 내내 ‘불자답게’ 스티커와 리플렛을 손에서 꼭 쥔 채 법문을 경청했으며, 캠페인의 취지와 저마다의 발원을 마음 깊이 새겼다. ‘불자’로 거듭나고자 발원한 얼굴은 한없이 밝았다.자비실천운동본부는 선포식과 함께 노래자랑도 진행했다. 노래자랑은 국립법무병원 불교법회만의 독특한 이벤트로,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재소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다. 법무병원 관계자는 “노래자랑 시간만을 기다리며 노래를 연습하는 재소자들이 정말 많다”며 “재소자들 사이에서 불교법회가 다양한 이벤트와 스님의 좋은 말씀으로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종교가 없는 분들도 많이들 동참한다”고 전했다.
노래자랑에 이어 우표와 영치금을 전달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영치금은 형편이 어려운 재소자들에게, 우표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발송하고자 하는 재소자들에게 더없이 큰 선물이 된다.
한편 자비실천운동본부의 ‘불자답게’ 릴레이 선포식은 7월 청송교도소 직업교도소에서 이어진다. 또 부산구치소와 수원·장항구치소, 제주교도소에서도 진행될 계획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
[1349]호 / 2016년 6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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