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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출가자 도태되는 시스템 구축해야”

불광연구원, 6월25일 학술연찬회
김응철 교수 ‘저출가 시대~’ 발제
“종교계 신뢰 하락으로 출가 감소”

▲ 지난해 김천 직지사에서 열린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 회향식 모습.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15년 현재 1.08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머지않아 국가가 소멸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조계종 행자교육에 참가한 교육생이 처음으로 80명에 미치지 못하는 등 출가자 수 또한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출산율 저하가 출가자 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불교계가 어떤 포교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 스님)은 6월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실장 원철 스님)과 공동으로 학술연찬회를 열었다. ‘저출가 시대와 한국불교의 미래’를 주제로, 불광연구원 제29차 학술연찬회를 겸해 진행됐다.

이날 ‘저출가 시대의 전법전략과 비전’을 발표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출산율 저하 외에도 △종교계에 대한 신뢰도 하락 △무종교인과 냉담자 증가 △성직자와 평신도의 역할 중첩 △불자의 추종력과 전법교화 역량 약화 등을 출가자 수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교수는 “불교사회연구소가 2015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교기관에 대한 신뢰는 11.8%로 의료계, 시민단체, 금융기관보다 낮다”며 “사회적 지지기반을 상실한 종교는 결국 사회에서 퇴출되는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질과 능력을 갖춘 수행자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전법능력을 갖추지 못한 불자들은 사분오열될 수밖에 없다”며 “불교계는 소수의 스님들이 다수의 신도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저출가 시대에는 출가의 문호는 열어놓되, 출가득도 과정에서 보다 엄격한 교육과 수행을 병행해 자질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득도교육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자연 도태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수행적 자질을 갖춘 출가자를 확보하는 중요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사찰운영 방법의 획기적인 전환을 주문했다. 출가자 수 감소에 직면해 주지 소임자 찾기도 어려운 사찰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주지스님의 독자적인 결정에 의지해 운영되거나 의사결정이 한 곳에 집중된다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사찰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려면 공익법인 같은 수준의 운영원리가 확립돼야 한다”며 “사찰운영위원회 활성화, 공익법인 수준의 투명화, 삼보정재의 공익성과 공공성 증진 등의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저출가 현상은 여러 불교권 국가에서 이미 경험했던 일이고, 이에 대한 대처방법은 그 사회의 불교계가 어떤 방향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재가불자들의 교육과 조직화, 그리고 헌신과 봉사가 있어야 정법이 계승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49호 / 2016년 6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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