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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원, 발트해 연안국가의 중추역할 기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7.04 12:20
  • 댓글 0

“세상에 대한 자비심을 갖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자비심을 갖고, 신들과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 둘이 함께 같은 길을 가지 말라. 완전하고도 청정한 수행의 삶을 보여 주어라.”

부처님의 전도선언처럼 길을 떠난 스님이 있다. 원보 스님이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이방인은 2002년 한국을 찾아 출가했다. 2007년 봉녕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는 제방선원에서 안거하며 은산철벽을 마주 했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는 1990년 3월 소비에트 연방 내의 국가들 중 가장 먼저 독립을 선언했다. 한국과는 1991년 10월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독립 12년, 수교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출가한 것이니 참으로 지중한 인연이다. 그동안 시흥 법련사에서 수행해 온 원보 스님은 리투아니아에 한국 선 불교도량을 세우겠다는 원력을 세웠다고 하는데 14년 품어 온 바람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최근 수도 빌뉴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쵸비쉬키스에 선림원을 개원한 것이다.

2000년대로 접어들 무렵 전 세계적으로 불교인구가 급증한 바 있다. 유럽은 압권이었다. 캐나다의 경우 1971년 1만6000명에 불과하던 불자수가 1981년에는 5만2000명에 이르렀다. 10년 사이에 5배나 증가한 셈이다. 불교학 연구가 심도 있게 이어져 온 독일도 2000년을 넘어서며 불교신도가 10만명을 훌쩍 넘었고 불교단체만도 50개에 이르렀다. 2003년 프랑스 불교인구는 6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럽에 불교열풍이 불 때도 발트해 연안, 그 중에서도 동북부는 잠잠했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이웃종교 교세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핀란드만 해도 전 인구의 83%가 핀란드루터교다. 리투아니아는 79%가 로마가톨릭을, 4%가 러시아정교를 믿는다. 다행스러웠던 건 숭산 스님이 리투아니아에도 걸음 해 선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원보 스님의 출가인연도 숭산 스님의 불연과 무관하지 않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동북부 발트해 연안에 원보 스님의 전도를 기점으로 선풍이 휘날리기를 기대한다.

다소 아쉬운 건 현재 선림원은 1동의 건물만 들어서 있는데 한 공간 안에 선원과 요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맹정진 하려면 가능한 선원과 요사는 분리되는 게 좋다. 사부대중의 관심이 이어진다면 그리 어려운 불사만은 아니다. 동북부뿐 아니라 발트해 연안 전역에 부처님 법음이 퍼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1350호 / 2016년 7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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