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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를 위한 우바새계경 강설] 14. 제14품 수계품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6.07.11 16:32
  • 수정 2016.07.11 16:38
  • 댓글 0

평생 오계 지킨 공덕보다 하루 우바새계 지킨 공덕이 더 커

▲ 법안 스님은 “스스로 보살임을 자각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재가불자가 우바새계 받으려면
먼저 부모·스승 등에 공양해야
인간관계 속 도리에 대한 가르침
우바새계 수지자 실천 방안도

지난 ‘우바새계경’ 강설에서 배운 섭취품은 사섭법으로 지인들을 거두고 제도해서 불자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계를 받아야지요. 제14품 수계품에 이를 위한 가르침이 담겨있습니다.

선생이 세존께 여주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재가보살이 우바새계(優婆塞戒)를 받을 수 있나이까?” “선남자여, 재가보살이 우바새계를 받고자 하면 먼저 육방인 동방과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하방과 상방에 차례로 공양하여야 합니다. 동방이란 곧 부모이니, 부모에게 의복, 음식, 이부자리, 탕약, 집, 재보로 공양하고 공경, 예배, 찬탄, 존중한다면 이 사람은 곧 동방에 공양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바새계를 받기 위해 행해야 할 첫 번째 가르침으로 부모를 지극히 위하는 마음을 설하셨습니다. 공양하는 방법과 마음까지 매우 현실적으로 나와 있지요? 자식의 도리와 함께 부모의 역할 또한 설하셨습니다.

“부모는 다시 다섯 가지 일로써 보답하니, 첫째는 지극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는 끝까지 속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재물을 주는 것이고, 넷째는 좋은 가문에 혼인시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세상일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재가불자들을 위해 부처님은 부모·자식 서로간의 윤리를 이토록 현실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미래사회를 유추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지도자 집단이나 머리 좋은 집단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선도적 집단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거죠.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끄는 역할을 우리 불자들이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우바새계경’에 그 답이 나와 있습니다. 부처님은 재가불자를 위한 이 경전을 통해 부모와 자녀의 도리, 스승과 제자, 부부, 친구를 비롯한 다양한 인간관계는 물론,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과 윤리, 도덕에 따른 실천지침을 설하셨습니다.

“남방이란 곧 스승이니, 스승에게 의복, 음식, 이부자리, 탕약을 공양하고 존중, 찬탄, 공경, 예배하여,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누우면서 착한 가르침을 받아 행하면 이 사람은 곧 남방을 공양하는 것입니다. 스승은 또 다섯 가지 일로 보답하니, 첫째는 빨리 가르쳐서 때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두 가르쳐서 가르치지 않은 것이 없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자기보다 나아도 질투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장래에 엄한 스승과 좋은 벗을 맡겨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재물을 주는 것입니다.”

다음은 가족 간의 도리입니다.

“서방이란 곧 처자(妻子)이니, 사람이 처와 자식에게 의복, 음식, 이부자리, 탕약, 영락과 몸을 장식하는 것들을 주면 이 사람은 서방을 공양하는 것입니다. 처자는 또 열네 가지 일로 보답하니, 첫째는 마음을 다하여 대하는 것이고, 둘째는 언제나 태만하지 않게 일하며, 셋째는 일을 하면 끝까지 하여 마치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열심히 경작하여 때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손님을 위하여 보살피는 것이고, 여섯째는 집안과 이부자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말을 부드럽고 순하게 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종이나 하인에게 부드러운 말로 가르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재물을 잘 지키는 것이고, 열째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밤에 늦게 자는 것이며, 열한째는 깨끗한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고, 열둘째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열셋째는 나쁜 일은 덮어 주는 것이고, 열넷째는 아플 때 잘 보살피는 것입니다.”

어때요? 재가불자들의 삶에 이토록 근접한 가르침이 불교에 있는지 알고 계셨나요? 영락과 몸을 장식하는 것들, 요즘 말로 악세사리를 주라는 당부까지 있습니다. 아주 현실적이지요? 또 부처님께서는 부부간의 대화를 굉장히 중요시 하셨어요. 사랑하고 존경하며 서로간에 말을 부드럽고 순하게 하라는 것, 대화의 중요성으로 볼 수 있겠지요?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이렇게만 산다면 가정이 곧 극락이지요. 내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가장 소중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는 가정을 극락으로 만드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열거 해주신 거예요.

출가자와 재가자의 관계도 있습니다.

“상방이란 곧 사문과 바라문등이니, 사문과 바라문에게 의복, 음식, 집, 이부자리와 의약을 공양하고, 두려워 할 때 구원하며, 굶주리는 세상에서는 밥을 주고, 악한 것을 들으면 막으며, 예배, 공경, 존중, 찬탄하면 이 사람은 상방에 공양하는 것입니다. 이 출가인은 다섯 가지 일로서 갚으니, 첫째는 가르쳐서 믿음을 내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가르쳐서 지혜가 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가르쳐서 보시를 하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가르쳐서 계를 지키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가르쳐서 많이 듣게 하는 것입니다. 이 육방에 공양하면, 이 사람은 재물과 수명을 늘리고 우바새계를 받아 지닐 수 있습니다.”

재가자의 공양에 대한 스님들의 의무를 부처님께서는 이토록 상세하게 설하셨지요. 재가불자를 다섯 가지로 가르쳐야합니다. 믿음과 지혜, 보시와 지계, 다문. 보살도를 행하는데 다 필요한 것들입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이를 알고 실천한다면 여러분은 우바새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거예요. 현실적으로 삶속에서 실천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워요.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현실과 이상은 항상 괴리감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는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현실적인 관계 속에서 그 가르침을 성취하는 방법과 절차까지 상세히 제시하셨습니다.

“선남자여, 우바새계를 받아 재물과 수명을 늘이고자 한다면 먼저 낳아주신 부모에게 여쭈어야 합니다. 부모가 허락하면 다음에 처자와 노비에게 알립니다. 이들이 들어주면 다음은 나라의 임금에게 사뢰고 국왕의 허락을 받으면 출가하여 보리심을 발한 이에게 가서 머리 숙여 절하고 공손히 문안하며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합니다.”

“비구:그대는 일찍이 불, 법, 승의 물건이나 남의 물건을 빚진 일이 있습니까?”“수계자:네, 없습니다.”“비구:그대는 비구, 비구니에게 해를 끼친 적이 있습니까?”“수계자:네, 없습니다.”“비구:그대는 장차 오역죄(五逆罪)를 짓지 않겠습니까?”“수계자:네 짓지 않겠습니다.”“비구:그대는 일찍이 법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수계자:네, 없습니다.”

다음은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에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우바새계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돌아보세요.

“비구:선남자여, 우바새계는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사람이 삼보께 귀의했다면 이 사람은 곧 모든 중생에게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것입니다. 두려움을 없애 준다면 이 사람은 곧 우바새계와 내지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그대는 이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두려움을 없애 주겠습니까?”

“비구:사람에게 다섯 가지 일이 현재에 있으면(오계) 재복과 수명을 늘어나게 할 수 없습니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는 살생을 좋아하는 것이고, 둘째는 도둑질을 좋아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음이고, 넷째는 거짓말이며, 다섯째는 음주입니다.”

불자라면 많이 본 내용이지요? 바로 오계입니다. 우리가 꼭 지키려고 노력을 해야 하지만 실천하지는 못하지 않나요? 모든 것을 한 번에 성취하기 보다 하나씩 지키면서 늘려가야 해요. 부처님은 “수계를 받았으니 죽어도 오계를 지켜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일분(오계중 하나)을 지키는 불자, 소분(오계중 두 세개)을 지키는 불자, 다분(오계중 네 개)을 지키는 불자, 원만하게 다섯가지를 다 지키는 불자 해서 네 종류로 얘기하셨지요. 여러 번 당부했지만 처음에는 지킬 수 있는 것을 정해서 이 하나만은 지켜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우바새계경’ 강설을 보신 불자라면 불교의 기본적인 가르침이 인과에 있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제가 그동안 약 3만명에 가까운 불자들의 신행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부처님께서 여러 경전을 통해 불가사의하고 불가사의하다고 말씀하셨지만,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범부중생이 태어난 대로 산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예외 없이 인과법대로 정해진 운명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불가사의합니까? 그 운명이 기도에 의해, 불보살님의 위신력으로 바뀌는걸 보면서 불교가 범우주적인 종교이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임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이웃의 삶을 극락으로 이어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거예요.

“비구:선남자여, 우바새계를 받으면 먼저 세상일을 배우고, 배움에 통달하였거든 법대로 재물을 구해야 합니다. 재물을 구하였거든 마땅히 넷으로 나눠서, 첫째 부분은 부모와 자기의 몸과 처자 권속을 위해 공양하고, 둘째 부분은 법대로 판매(販賣)하고, 나머지 부분은 간직하였다가 필요할 때 써야 합니다. 그대는 이와 같은 네 가지 일을 하겠습니까?”

지난 강설에서 보셨지요? 바로 사분법이예요. 돈을 벌었으면 그 중 4분의 1은 부모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 쓰라는 거죠. 그런데 못하는 사람 많아요. 2분의 1은 사업하는데 지속적으로 재투자하고 나머지 4분의 1은 저축을 하라고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셨지요. 2500년 전 네팔 촌구석에서 태어나 사셨는데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아셨는지 참 불가사의한 일이죠.

“비구:선남자여, 재물을 맡겨 의지하거나 보관토록 부탁하지 않아야할 곳이 네 곳이 있습니다. 첫째는 노인이고, 둘째는 먼 곳이며, 셋째는 악인이고, 넷째는 큰 힘이 있는 자입니다. 이와 같은 네 곳에는 기부하지(맡기지) 않아야하니, 그대는 이렇게 하겠습니까?”

“수계자: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비구:선남자여, 우바새계를 받으면 네 가지 악인을 항상 멀리해야 하니, 첫째는 남의 허물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이고, 둘째는 삿된 소견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이며, 셋째는 입은 부드러우나 마음은 악한 자이고, 넷째는 조금하고 많이 했다고 말하는 자이니, 이 네 가지 악인을 그대는 여의겠습니까?”

부처님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과 타인을 판단하는 기준까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어요. 우바새계를 받으려면 이런 공부를 해서 알고 실천해야겠지요.

중국에서는 우바새계를 받으면, 자기 이름 앞에 우바새계 수계자임을 드러내 알린다고 합니다. 평생토록 오계를 지킨 것보다 하루 ‘우바새계’를 지킨 공덕이 더 크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그 정도로 대단한 계가 바로 우바새계입니다. 여러분들은 수계품을 반복적으로 공부하고 숙지해야 합니다. 스스로 보살의 위신력을 끊임없이 발휘하는 불자라는 사실을 먼저 자각하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어? 이 말이 맞네’하는 순간이 올거예요. 그런 불자가 되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더 나은 사회로, 불국토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하실 수 있어요. ‘우바새계경’ 강설을 통해 이미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명예를 구하지 않고, 이익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기쁨을 구하지 않으면서, 외아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포교하는 불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1351호 / 2016년 7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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