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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진 스님 3선과 언론탄압

  • 기자칼럼
  • 입력 2016.07.18 13:48
  • 수정 2016.07.18 13:49
  • 댓글 11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7월7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3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법진 스님은 1995년 선학원 이사로 취임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12년간 이사장으로써 선학원을 대표하게 됐다. 이사장 3선 연임은 100여년 선학원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법진 스님의 3선 달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우선 사회적으로 3선은 ‘독재’와 ‘불통’, ‘반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3선 이후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하야했고, 불교 내부적으로도 의현 스님과 월주 스님이 3선을 시도하다 각각 94년 종단개혁과 98년 종단사태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선학원 이사회는 “종단과 재단의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단결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교육이사 철오 스님의 말에 만장일치로 법진 스님의 3선 연임을 결정했다. 이날 이사들은 이사장을 선임하는데 있어 탈조계종 행보에 따른 선학원 내부의 반발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법진 스님을 비롯한 선학원 이사회의 탈조계종 행보를 반대하는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 구성돼 활동 중이고, 조계종과의 단절이 아닌 대화를 촉구하는 ‘조계종단과 선학원 현안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동의서’에 360여 분원 가운데 120여곳이 서명을 했는데도 말이다.

사실상 견제기구가 없는 이사회가 법진 스님의 통제 하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3선을 넘어 장기집권도 가능하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법진 스님을 비롯한 이사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선미모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사회의 뜻에 반하면 상대를 막론하고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에 선학원 내부 갈등뿐 아니라 조계종과의 갈등구조가 장기화·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민주적 행위인 언론탄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학원은 2013년 5월 소속 분원의 법보신문 구독과 광고금지를 결의한데 이어, 2014년 7월 법보신문의 출입금지와 취재거부를 결의했다. 벌써 만 3년을 넘어섰다. 선학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불교저널은 최근 ‘KBS 보도 통제와 불교언론 탄압’이라는 칼럼을 통해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고 상처를 건드린다고 해서 알량한 힘을 믿고 휘두른다면 당사자는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될 뿐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조계종을 비판했다. 정작 자신들의 허물은 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 김현태 기자
사찰에 가면 법당이나 전각 앞 신발을 벗어놓는 댓돌에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지금 자기의 존재를 살펴보라는 의미이자 스스로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가르침이다. 법진 스님은 3번째 이사장으로 추대되며 “논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진짜 화쟁을 해야 한다. 한국불교를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종단과 얼마든지 힘을 합치겠다”고 했다. 과연 이 말이 얼마나 지켜질지 ‘독재’와 ‘불통’, ‘반민주주의’라는 3선의 사회적 의미를 넘어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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