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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안불교사암연합회

협력·나눔으로 지역내 불교 위상 극대화

▲ 천안사암연합회는 매년 소외이웃을 위한 일일찻집, 연탄나눔, 독거어르신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비행을 실천해 오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도 있다. 식상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로 익숙한 속담들이다. 공통점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바로 천안지역 불교계에 딱 들어맞는 속담이다. 천안은 불교세가 유독 약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적으로 따져봐도 사찰은 100곳 가량인 데 반해 교회는 800개 수준이다. 사찰의 분포 역시 여타 지역에 비해 크고 유명한 사찰이 적은 반면, 유독 작은 규모의 사찰이 많다. 천안사암연합회가 이미 30년 전 창립한 이유도 바로 이러한 특성에서 비롯됐다.

1986년 창립해 올해로 꼭 30년
불교세 약한 지역 특성 속에서
협력 위한 친목, 나눔으로 회향
15개 종단·60여 사찰 공동체

천안사암연합회는 1986년 지역 내 점처럼 흩어진 사찰들이 하나로 뭉쳐 지역 불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상호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현재 천안사암연합회에 소속된 사찰은 15개 종단, 60여 사찰에 달한다. 여러 사찰과 종단이 소속된 사암연합회의 특성상 때론 정치적 이해관계나 상충된 의견으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천안사암연합회는 포용과 수용의 정신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나갔다.

긴 세월 동안 천안사암연합회의 기틀을 다진 확고한 원칙은 바로 화합, 그리고 협력이었던 셈이다. 특히 천안지역의 경우 지역내 불교를 대표하는 사암연합회의 상징성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사찰들의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다. 사암연합회 창립 이후 지역불교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강화하는 원동력으로 기능해 왔으며,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천안사암연합회는 창립 후 오랜 기간 지역 사찰들의 친목을 결속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친목을 넘어선 사회적 역할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천안사암연합회가 대안으로 택한 것이 바로 ‘나눔’이다. 이미 천안 각원사와 도선사, 무애사, 태학사, 도광사 등 수많은 회원 사찰들이 개별적으로 자비행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했다.

이제 ‘나눔’은 천안사암연합회의 트레이드마크와 같다. 천안지역민에게 불교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다면 대부분 ‘이웃을 위한 나눔’을 떠올릴 만큼, 활발하고 지속적인 나눔 행보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종교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희미했던 불교계 위상과 존재감을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요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천안사암연합회는 소외이웃을 위한 일일찻집 행사 등을 기획해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행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회원 사찰들이 취지에 공감해 십시일반 힘을 보태니 개별 사찰 단위를 넘어선 규모로 성장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재 천안사암연합회가 매년 정기적으로 행하는 나눔행은 일일찻집을 비롯해 연탄 나눔, 차상위 계층 독거어르신 돌봄 등이다.

나눔예산만 2000~3000만원 가량이다. 회원 사찰의 회비에 의존하는 열악한 재정 상황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일일찻집은 3년 전부터 지역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와 함께 진행하면서 규모도 커졌다. 한편으로 사회적 아픔을 치유하는 법석에 앞장서기도 했다. 세월호 사태가 발생했던 2014년에는 천안시청 광장에서 추모법회를 봉행해 화제가 됐다.

사암연합회의 역할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2013년에는 사단법인으로 등록, 법적 단체로 위상을 높였다. 정관상 목적과 사업도 청소년 문제와 재소자 교화, 독거어르신 생활지원, 다문화가정 한국 적응 등 대사회적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천안사암연합회는 새로운 기점을 맞이한다. 천안불교회관 건립이라는 숙원 사업에 본격 착수키로 한 것. 30년 세월동안 공고히 다져진 결속력을 토대로, 천안지역을 자비로 물들여온 천안사암연합회의 새로운 행보가 기대된다. 

천안=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불교회관 건립 불사로 새로운 차원 화합 도모”

천안사암연합회장 일로 스님

 
“사찰 간 화합은 사암연합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가장 중대한 과제입니다. 화합 없이는 그 어떤 활동도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 때문이지요. 천안사암연합회가 정기적인 나눔행으로 대사회적 위상을 공고히 다질 수 있었던 요인도 바로 화합입니다.”

천안사암연합회장 일로 스님은 천안사암연합회의 정체성을 ‘화합’으로 단언했다.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묻는 질문에도 ‘화합’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화합이 없다면 지역불교의 미래도 없다”는 스님의 확고한 신념은 지난 30년간 이어온 천안사암연합회의 역할을 관통하는 가치와 다름없다.  

특히 일로 스님은 “사암연합회는 지역불교계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체로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불교계에 만연한 편 가르기, 이기주의적 관점을 철저히 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이 있다면 서로 돕고 좋은 것이 있다면 나누는 자세야 말로, 지역불교의 발전을 이끄는 기폭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스님은 “개별 사찰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암연합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찰들의 희생 위에 건전한 연합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천안불교회관 건립불사에 착수키로 한 것도 바로 이같은 신념에서 출발했다.

일로 스님은 불교회관이 지역불교계의 교육과 복지, 포교 인프라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질 높은 교육을 통해 지역불자들 차원의 역량을 고취시키고, 나아가 사암연합회의 신도회를 구성해 지역불교를 외호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과제다. 소속을 떠나 배움을 추구하는 교육은지역불교의 외호신장이 될 불자 양성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다.

스님은 “지역불교 발전을 위해서는 내 것이라는 사심을 내려놓고 공동의 과제를 위해 뜻과 원력을 모아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불교의 수준이 향상되고 지역 내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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