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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쏙쏙 들어오는 ‘도표로 읽는 불교입문’

  • 불서
  • 입력 2016.07.18 16:33
  • 수정 2016.07.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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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로 읽는 불교입문’ / 이자랑·이필원 지음 / 배종훈 그림 / 민족사

▲ ‘도표로 읽는 불교입문’
불교의 세계는 방대하다.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이 수천 권에 이르며, 이를 해설한 논서들은 더더욱 많다. 중도, 사성제, 무아, 연기, 열반, 보살, 대승 등 익숙하게 듣는 말이지만 막상 누군가 이 용어들에 대해 묻는다면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계율학 및 인도불교 교단사를 전공한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인도불교 사상과 수행체계를 연구한 이필원 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그리고 교계 신문과 잡지에 삽화와 카툰을 그려오고 있는 배종훈 작가. 이들 3명이 의기투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불교를 처음 공부하는 새내기 불자들과 절에 오래 다녔더라도 불교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구참(久參) 불자들을 위한 새로운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 것이다. 불자들이 꼭 알아야 할 항목들을 선정해 친절히 설명하고, 그 내용이 한눈에 전달될 수 있도록 그림과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자는 취지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부처님의 생애를 시작으로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질 때까지 인도불교의 긴 역사가 도표와 함께 100여개 소제목 아래 체계적으로 담겼다. 1장에서는 부처님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사캬족의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닷타의 출가와 성도, 전도, 열반 등 80여년에 걸친 삶에 초점을 맞췄다. 초기에 불교교단이 형성돼 가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중요한 사건들도 포함해 서술했다.

2장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소개했다. 중도, 팔정도, 사성제 등과 같은 불교의 핵심교리를 비롯해 아라한이라는 최고 성자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필요한 불교수행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가르침을 두루 망라해 기술하고 있다. 3장에서는 부처님 열반 후 불교교단은 분열을 거듭하며 부파로 발전해 갔으며, 특히 아쇼카왕 시대를 기점으로 인도 및 주변국가로 그 세력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

4장에서는 대승불교의 탄생과 발전에 대해 다루었다. 기원 전후, 보살이라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며 대승불교도는 방대한 경전을 제작했다. 인도불교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었던 대승불교의 탄생과 의미, 구체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가고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불교교단의 생활에 대해 서술했다. 교단을 구성하는 출·재가자가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규범은 무엇이고, 출가자의 의식주 생활과 의사결정 방법은 어떠했는지를 다뤘다. 이를 통해 당시 불교가 인도의 다른 공동체와 구별되는 주된 특징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입문서나 개론서는 특정 분야가 아닌 전체를 다룬다는 점에서 집필이 쉬워 보인다거나 ‘거기에서 거기’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해당 분야 전체를 바라보는 필자의 이해와 안목에 따라 개론서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두드러진다.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 교단의 생활상과 변화 등 기본적인 요소에다 그림과 도표를 한껏 활용했다는 점에서 쉽고 친절한 불교입문서로 적절하다. 그러면서도 불교를 바라보는 저자들의 뛰어난 안목이 모래알 속의 사금처럼 곳곳에서 빛난다.

무아(無我)는 불교와 다른 사상을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러한 무아에 대해 일각에서 비아(非我)로 번역한 뒤 불교에서도 어떤 자아(영혼)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 저자들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한다. 부처님은 인간을 색(물질), 수(감각작용), 상(개념작용), 행(형성), 식(식별작용)의 5가지 요소들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설했기에 무아가 되었든 비아가 되었든 영혼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대승경전이 불설인가, 아닌가를 두고 펼쳐졌던 논쟁들을 비롯해 대승불교 기원과 관련된 대중부 기원설, 재가불탑 기원설을 소개한 뒤 근래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승불교 주변지 기원설’을 소개하고 있다. 즉 기원 전후에 성립된 대승불교는 수많은 대승경전이 탄생한 5세기경까지 독립된 교단을 형성하지 않고 부파 속에 공존했으며, 그 후에야 비로소 교단으로 자립했다는 학설 등 세계 학계의 최근 성과까지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특히 율장의 구성과 내용, 승가의 의미, 화합승의 실현, 오계, 포살, 재가불자의 포살과 8재계 등 각각 항목을 설정해 쉽게 설명함으로써 승가공동체의 이상과 재가불자의 정체성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새내기 불자들은 물론 불교교리에 밝은 불자라도 이 책이 주는 명료함과 참신함의 감동은 결코 작지 않을 듯싶다. 1만38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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