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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세지관(勢至觀)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 비춰
중생들이 최고의 힘 얻게 해

우리에게 대세지보살의 그림자는 엷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염불이나, “관세음보살” 염불이 성행하고 있음에 비한다면 “대세지보살”을 부르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대세지보살을 빼고서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리고 지장보살의 세 분을 모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불교가 만들어낸 ‘창조신앙’의 모습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과연, 대세지보살은 어떤 분일까요? ‘관경’에서 그 답을 구해 봅니다.

대세지보살 방출하는 빛으로
깨달음 이르게 되는 힘 얻어
천관에 보배 연꽃 오백 송이
육계에는 광명 담긴 병 간직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 다음에는 다시 마땅히 대세지보살을 관찰해야 한다. 이 보살의 몸은 관세음보살만큼 크시니, (정수리의) 원광(圓光)은 한 방면으로 각기 225유순의 넓이(까지 퍼지고) 있으며, 250유순의 길이까지 비추시고 있다. 몸 전체의 광명으로 시방세계를 비추시는데, 자금색(紫金色)을 띄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이미지는 아미타불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세지보살의 이미지는 관세음보살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아미타불을 좌우에서 모시고 있는 보살의 입장으로서 그 양자 간에 특별한 차이를 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짝을 이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세지보살님을 “인연이 있는 중생이라면 모두 다 뵈올 수 있다. 다만 이 보살의 모공(毛孔) 하나에서 나오는 빛을 보기만 한다면 곧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도 아름다운 광명을 뵈올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보살을 무변광(無邊光)보살이라고도 이름한다.” 아미타불도 빛의 부처님이라고 했습니다. 무량광불이자 무애광불(無碍光佛)이라고 말합니다. 빛의 존재라는 점에서,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리고 대세지보살 모두 동일합니다.

불공(不空)삼장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서방 극락세계에서는 관세음보살이 곧 아미타불이다”라고 말입니다. 다만, 여기서 삼존(三尊)을 나누어 말하는 것은 그 현실적 차원에서이고 불공삼장이 같다고 말하는 것은 법성(法性)의 차원에서일 것입니다.

무변광보살, 즉 대세지보살께서는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들을) 두루 비추어 주심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세 가지 악도(惡途)를 떠나서 최고가는 힘(無上力)을 얻게 한다. 그러므로 이 보살을 대세지라고 이름한다.” 관세음보살이 자비의 보살이라면 대세지보살은 힘의 보살입니다. 대세지를 가리키는 산스크리트는 maha-stha-mapra-pta입니다. maha-는 ‘크다’의 뜻이고, stha-ma는 ‘힘’이라는 뜻이며, pra-pta는 ‘이르다’는 뜻입니다. ‘이르다’를 ‘얻는다’라고 옮겨도 됩니다. 그때는 득대세(得大勢)보살이라 하였습니다.

대세지보살이 방출해 주시는 지혜의 빛으로 말미암아서 중생들은 윤회로부터 벗어나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그렇게 힘을 얻게 해주시기에 그 보살의 이름을 대세지보살이라 하였습니다.

“이 보살의 천관(天冠)에는 보배로 이루어진 오백 송이의 연꽃이 있으며, 하나하나의 보배로 이루어진 연꽃에는 보배로 이루어진 봉우리 오백 개가 있고, 하나하나의 (보배로 이루어진) 봉우리에는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도 아름다운 국토가 광활하게 그 속에 다 나타나 있다. 정상(頂上)의 육계(肉)에는 보배로 이루어진 하나의 병(甁)이 있는데, 그 안에는 모든 광명이 담겨져 있어서 두루 불사를 나타낸다. 나머지 다른 신체적 특징은 관세음보살과 똑같아서 다르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불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광명이 불사를 합니다. 광명이 중생을 제도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세지보살의 광명을 받을 수 있을까요? 바로 대세지보살을 관찰하고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53호 / 2016년 7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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