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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남시사암연합회

친목 넘어선 이타행, 지역내 불연 텃밭 일구다

▲ 하남시 유일의 군부대이자 종교시설이라고는 오직 교회만이 자리했던 제1항공여단에 처음으로 부처님 도량 ‘비천사’가 문을 열었다.

하남지역 불교계에 새로운 불연의 씨앗이 싹텄다. 무려 6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다. 어느 한 사람, 한 사찰의 원력이 아니었다. 하나의 씨앗이 싹트기까지 온 우주의 보살핌이 필요하듯, 하남 지역 불교계의 크고 작은 관심이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교회만 있던 하남시 항공부대서
8월3일 ‘비천사’ 첫 정기법회
임시공간 전전한 6년 원력 결실
“지역불교 활성화 전환점 기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3일. 하남시불교사암연합회(회장 학명 스님·성불사 주지)는 육군 제1항공여단에서 군법당 ‘비천사’ 낙성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하남시 유일의 군부대이자, 종교시설이라고는 오직 교회만이 자리했던 제1항공여단에 처음으로 부처님 법음이 이어질 여법한 도량이 문을 연 것이다. 이날 법석은 비천사 첫 정기법회인 동시에, 앞으로 이곳에서 부처님 가르침이 끊이지 않고 이어질 것을 예고하는 전법 선언에 다름 아니었다.

워낙 어렵게 마련된 법당인만큼 하남시사암연합회 스님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달랐다. 사암연합회가 제1항공여단에서 법회를 봉행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불자장병들이 신행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원력을 냈지만 부대 내에는 법회를 봉행할 공간조차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장교식당을 빌려 법회를 열었다. 2년 후 부대측의 배려로 컨테이너 법당이 마련됐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임시공간인데다 외지고 후미진 곳에 위치해 열악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열악한 여건에도 스님들의 원력은 확고했다. 상황이 어떻든 불자장병들의 신행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불교계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또 3년 세월이 흘렀다. 매월 1회 법회는 참여불자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2회로 확대됐다. 사암연합회 스님들은 지속적인 법회 운영을 위해 저마다 사중 일에 바쁜 시간을 쪼개 순번을 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법당 건립을 위해 2억여원에 달하는 군예산이 책정됐으며, 올 7월 부대 후문 바로 앞 접근성 좋은 언덕에 공식적인 종교시설, 비천사가 문을 열었다.

법회에 참석한 박기연 제1항공여단장은 불자로서 벅찬 감동을 전했다. 항공부대는 개신교식 ‘안전기도’의 역사가 워낙 길다보니 통상적으로 기독교세가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제1항공여단과 같이 교회만 운영되는 부대도 적지 않다. 항공기 조종을 임무로 수행하는 간부 부대라는 특성상 가족과 함께 머무는 생활공간으로 운영되지만, 불자로서 신행생활을 지속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비천사 개원은 제1항공여단을 넘어 항공부대의 변화를 이끄는 씨앗이기도 했다.

사암연합회장 학명 스님은 박 여단장에게 즉석에서 ‘향운(香雲)’이라는 법명을 내렸다. 걸림없이 자유로운 구름과 같이 하늘을 누비라는 뜻이 담겼다. 향운 거사는 “앞으로 비천사가 불자장병들의 안전과 마음 안정을 발원하는 도량이자 하남시와 함께하는 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장 학명 스님과 광덕사 주지 법성 스님(재무), 상원사 주지 동효 스님(총무)은 “비천사 낙성은 회향이 아닌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연합회 총무이자 상불사 주지 동효 스님의 ‘불자 생활기도’ 법회가, 매주 일요일에는 소속 사찰들이 릴레이로 지원하는 정기법회 운영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사암연합회 소속 불자연합회(회장 김은영)도 이날 임원 임명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재출범을 선언하며, 사암연합회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외호할 것을 다짐했다.

어찌보면 비천사는 하남지역 불교의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한 토대를 일궈나가는 전환점에 다름 아니다. 순수한 원력으로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하남시사암연합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하남=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지속적인 대사회활동이 곧 포교 활성화 토대”

하남시사암연합회장 학명 스님

 
“하남시사암연합회는 외연 확대와 내실 다지기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창립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고히 다져진 화합을 기반으로, 이제는 각 사찰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하남시사암연합회가 지역 사찰들간의 ‘친목’을 위해서만 운영됐다면, 과연 ‘비천사’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학명<사진>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 비천사는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이어온 지속적인 이타행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남시사암연합회는 매년 봉축행사를 비롯해 동지팥죽 대중공양, 소외이웃 돕기, 청소봉사를 비롯해 세월호 추모법회, 구호활동 등 지역사회를 위한 크고 작은 활동을 이어왔다. 이는 사암연합회의 결속을 강화하는 기반이 됐으며, 제1항공여단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법회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스님은 “비천사는 지역불교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라며 “기존의 활동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외연을 넓혀나간다면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남시사암연합회의 ‘재래시장 살리기’ 캠페인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캠페인은 메르스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여름 처음 시행한 뒤, 지역사회의 큰 관심과 호응으로 사암연합회의 정기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발성 행사를 지양하고 지속성을 담보한 활동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다보면 명실상부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로 성장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또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

학명 스님은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올해 사암연합회의 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내 복지시설 운영까지 고려하고 있다.

스님은 “사암연합회는 개별 사찰을 넘어선 불교 대표단체로서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불자연합회와 힘을 모아 지역 사암연합회의 비전을 새롭게 설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54호 / 2016년 8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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