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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 돌연 ‘한국불교 결별’ 선언 논란

  • 교계
  • 입력 2016.08.08 17:38
  • 수정 2016.08.08 17:39
  • 댓글 1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국인 현각<사진> 스님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을 떠나겠다고 밝혀 큰 파장이 일었다.

7월27일 페이스북서 밝혀
한국불교 ‘기복’ 등 비판
아힘 바이어 등 반론제기
“서툰 한국어가 오해 불러”
해명했지만 논란은 여전

현각 스님은 7월27일 페이스북에서 ‘서울대 왔던 외국인 교수들, 줄줄이 떠난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이 사람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100%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연  “주한 외국인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라며 “이게 내 25년 승려생활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숭산 스님께서 45년 전, 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어 100여명의 외국인 출가자들이 그 대문으로 들어왔다”면서 “그런데 종단은 그 문을 자꾸 좁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님은 “지난 2~3년간 7~9명의 외국인 승려들이 환속했고 나도 요새는 내 유럽 상좌들에게 조계종으로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한발 더 나아가 유교문화의 전통과 ‘기복’ 성향이 강한 한국불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스님은 “조선시대 정신에게만 어울리는 교육으로 합리주의 바탕에서 자라왔던 서양 사람들을 보낼 수 있을까. 대신 난 그 신심 있는 애들이 계룡산(무상사)이나 유명한 일본 선방으로 보낸다”며 “다른 서양스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누구나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불교로 귀복시켰다”며 “기복은=$(돈). 참 슬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님은 “올 8월 한국을 마지막 공식 방문한다”며 “환속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화두선 공부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불교와의 결별 선언으로 비춰졌다.

현각 스님 발언은 주요언론을 타고 그대로 전파됐다. 하버드대 출신이자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저자로 대중성이 높았던 현각 스님의 발언은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SNS상에서는 스님이 지적한 한국불교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자성론과 함께 반론들도 쏟아졌다.

함부르크대학에서 유식학을 전공하고 동국대 교수로 근무했던 독일인 아힘 바이어 교수는 7월30일 법보신문에 보낸 기고문에서 “외국인들이 조계전통에서 잘 대접받지 못한다는 현각 스님의 의견은 내가 일상생활에서 보고 들었던 것과 맞지 않는다”며 “사실, 외국인들은 많은 측면에서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건설적인 제안 없이 조계전통을 떠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며 그의 이러한 행동은 근본적으로 부적절해 보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현각 스님의 비판은 외국 승려가 얼마나 이기적인 시각에서 한국 문화를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한국에) 25년이나 살고도 우리 전통문화를 존중하지도 문화적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자기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또 “기복과 스님·신도의 차등은 모든 종교에서 확인되는 부분으로 조계종만의 문제적 특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SNS상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도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각 스님은 한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서툰 한국어 실력으로 오해를 불러왔다”며 “조계종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현각 스님이 해명에 나서면서 ‘한국불교 결별’논란은 진정되는 국면이다. 그러나 현각 스님이 던진 한국불교의 ‘기복성’과 외국인스님들에 교육 문제 등을 두고 SNS를 중심으로 찬반 여론이 확산되면서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54호 / 2016년 8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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