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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를 위한 우바새계경 강설] 16. 제16품 식악품(息惡品)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6.08.16 15:23
  • 수정 2016.08.16 15:30
  • 댓글 0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하면 부정한 인연 대신 자비·지혜 늘어나

▲ 법안 스님이 ROTC불자연합회가 주관한 위문법회에 참석해 900여 훈련생을 대상으로 법문하고 있다.

염불로써 악함을 멈추는 방법
부처님을 마음 속 깊이 새기면
악과 부정한 인연 닦을 수 있어

여래의 일곱가지 뛰어난 공덕
염불을 통해 새기고 의지해야 
“불자 변화가 한국불교의 변화”
‘우바새계경’실천 노력 강조

지난 시간 ‘정계품’에서 세 가지 지혜를 통해 계를 맑히는 방법을 배웠지요? 이번 시간에는 제16품 ‘식악품(息惡品)’에서 악함을 멈추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이미 우바새계를 받았으나, 안과 밖에 악과 청정치 않은 인연이 있으면 어떻게 여읠 수 있습니까?” “선남자여, 보살이 안팎으로 악과 부정한 인연이 있으면 이 사람은 마땅히 염불하는 마음을 닦아야 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을 한다면 이 사람은 안팎의 악과 부정한 인연을 버리고 자비와 지혜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처음으로 염불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여기서 염불이라는 것은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부처님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원래 염불은 ‘새길 염(念)’, 즉 부처님을 마음 속 깊이 생각하고 새긴다는 의미입니다. 염불과 염법, 염승은 육념의라고 하여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 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면서 어렵고 힘든 단계를 벗어나자는 거예요. 그런데 중국 불교를 거치면서 ‘칭명염불’ ‘지명염불’이라 하여 입으로 부르는 것을 염불이라 하게 되죠. 염불의 본래 의미는 부처님을 마음에 계속 새기는 것임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닦아야 하나이까?”

금생의 인연은 전생에 지은 결과로 얻는 것이기 때문에 금생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지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은 악과 부정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악과 청정치 못한 인연은 어떻게 닦아야 할까요?

이는 우리가 염불을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처님 명호는 ‘명호장엄 불가사의’ ‘공덕장엄 불가사의’입니다. 명호 장엄이라 함은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이라는 명호 자체에 불가사의한 힘이 들어있다는 말입니다.

염불을 지극정성으로 하다보면 간혹 꿈을 꾸는 경우가 있어요. 염불을 오래 하신 분들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손으로 떨쳐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꿈 속에서 염불을 해요. 이런 현상을 항마의 의미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나쁜 기운과 악의 기운, 부정한 기운을 몸에서 떼어내려는 변화인 거죠. 지장보살을 부르거나 관세음보살을 부르거나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을 부르면 명호 속에 불가사의한 힘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공덕장엄은 지장보살님이나 관세음보살님의 공덕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공덕을 우리가 받기 위해서 이름을 부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바새계경’에서는 구체적으로 일곱 가지로 표현을 하고 있지요.

“선남자여, 마땅히 여래에게 일곱 가지 뛰어남이 있음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몸이 뛰어나고, 둘째는 법대로 머무는 것이 뛰어나며, 셋째는 지혜가 뛰어나고, 넷째는 갖춘 것이 뛰어나며, 다섯째는 행하는 바가 뛰어나고, 여섯째는 불가사의한 게 뛰어나며, 일곱째는 해탈이 뛰어난 것입니다.”

“몸이 뛰어나다는 것은, 여래의 몸은 삽십이상과 팔십종호로 장엄되었고, 마디마디에 만팔십의 향기나는 이라발나 코끼리의 힘과 필적하는 힘이 있으며, 중생이 보기를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습니다. 이것을 몸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입니다.”

육근이 청정할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부처님을 보면 좋아하고 기뻐하게 되지요.

“법대로 머무는 것에 뛰어나다는 것은, 여래는 이미 자신이 이로움을 얻고 나서 다시 한량없는 중생을 가엾게 여겨 구제하고 이롭게 하니 이것이 법대로 머무는 것에 뛰어나다고 합니다. 지혜가 뛰어난 것이란, 여래에게는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사무애지)가 있어서 모든 성문이나 연각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무애지는 막힘없이 명료하게 이해하고 말하는 네 가지 능력을 뜻합니다. 첫번째로 법무애해는 진리를 아는 능력입니다. 가르침을 표현한 글귀나 문장을 막힘없이 명료하게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죠.

두번째 의무애해는 글귀나 문장으로 표현된 가르침의 의미를 막힘없이 명료하게 이해하고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세번째 사무애해는 여러가지 언어를 막힘없이 명료하게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며, 네번째 변무애해는 바른 이치에 따라 막힘없이 가르침을 설하는 것입니다.

중국에 가서 지장보살님을 친견하거나 문수보살님, 보현보살님,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게 되면 어느 나라 언어로 말씀하실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바로 사무애해에 그 답이 있어요. 불보살님은 사무애해가 있어, 모든 언어를 초월해 가르침을 전할 수 있는 것이죠.

“갖춘 것이 뛰어나다는 것은, 여래는 행(行), 명(命), 계(戒), 견(見)을 갖추었으니 이것을 일러 갖춘 것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실천행이 뛰어나다는 것은,   여래 세존은 삼삼매(三三昧)와 구차제정(九次第定)을 닦아 다른 모든 성문이나 연각의 미칠 바가 아니며 여래의 십력, 사무소외, 대비, 삼념처가 불가사의하게 뛰어난 것입니다. 해탈이 뛰어난 것은 여래는 두가지 해탈의 뛰어남을 갖추고 지혜장과 번뇌장을 제거해 영원히 온갖 번뇌와 습기를 끊고 지혜와 인연 두가지 일에 모두 자재함을 얻었으니 이것을 해탈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리불이 경전에서 여래가 갖춘 일곱가지 뛰어난 법을 찬탄하였습니다.”

여러분, 업을 짓고 받는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한사람이 짓고 모두가 받는 방법, 모든 사람이 짓고 한사람이 대표로 받는 방법이 있는데 업은 악업과 선업 두 가지니 모두 네 가지가 되지요. 한 사람이 악업이나 선업을 지은 것을 전체가 받기도 하고 일부가 받기도 하며 자기가 지은 복을 자기가 받기도 하고 전체가 지은 복을 전체가 받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를 공업과 별업이라 표현해요.

그러니 우리 불자들은 “이왕 사는 인생, 내가 지은 선업으로 온 세상이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온세상을 밝히는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불교계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해요.

제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 대만불교인데, 불자들의 삶 속에서 불교가 갖춰야 할 여덟 가지 사항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도완비입니다. 인생의 크고 작은 통과의례에서 불교식을 정하는 것이죠. 결혼식과 회갑잔치, 생일잔치와 장례식 등에서 불자라면 어떤 방식에 준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두번째는 사찰 경제문제,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느 분이 제게 그러셨어요. “스님은 돈 버는 머리가 하나 더 있는 것 같다”고요. 돈 버는 머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불자들과 저를 동시에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덕분이죠. 불자들이 막대한 부자가 되면 절도 불사를 하는데 걸림이 없게 되니 얼마나 좋아요. 대만에서는 지자체 정치, 국회 등에 출마하려면 4대 사찰의 신도증이 있어야 한다고 해요. 그만큼 불교계가 국가적인 신뢰를 받고 포교를 잘 한 거예요. 여기에는 사찰이 자력갱생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사회복지를 잘 한 거예요. 그 기반에 신뢰가 있어요. 불사금을 시주하면 무조건 국세청에서 딱 찍혀 나오는 시스템으로, 검은 돈이나 잘못 사용되는 시줏돈이 없도록 한 덕분이죠. 돈세탁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이예요. 아주 깨끗하게 청렴하게 다 공개가 되니까 사회복지 시설이나 병원 불사도 원만하게 이뤄지는 거죠.

네번째 대만 불교의 특징은 부유와 안락, 풍요로운 삶에 대한 인정입니다. 풍요로운 삶이 잘못이며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없어요.

다섯번째는 교육입니다. 안심정사에 가끔 오는 대만 불자가 있는데 그 분이 오면 무슨 질문을 하려나 긴장돼요. 높은 수준의 교리에 대해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시거든요. 그 분이 한국에서 자기 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하시니 고맙기는 한데, 만나면 무슨 질물을 쏟아낼 지 긴장부터 된다니까요(웃음). 불자들이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것은 불교의 발전과 직결된다고 봐요.

대만불교는 또 진취와 창조를 강조합니다. 예전에 사찰 경내지에 있는 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경내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커피체인점이 있더라고요. 노스님에게서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싶어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또 구화산에 81미터의 영산대불을 모신 상부선사라는 절이 있어요. 그 절의 방장스님이 87세셨는데 우리가 방문한 날이 그 분 생신이더라구요.

세납을 알고나니 문화대혁명 때 어떻게 숨었는지가 궁금해서 스님께 여쭤봤어요. 종교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스님들을 다 환속시키고 죽이는 시기에 사셨으니까요. 농촌에 가서 숨어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요즘 중국 젊은이들이 불교에 관심을 많이 갖고 귀의한다”며 “젊은이들이 한명이라도 더 불교에 귀의해야 한다”고 방법을 고민하시더라구요.

정말 상상도 못한 말씀이었습니다. 문화대혁명을 겪어낸 87세 노스님이 젊은이 포교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잖아요. 대만불교의 힘이 바로 이런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합니다.

다시 ‘우바새계경’으로 돌아가서 다음을 봅시다.

“여래는 부정(不淨)을 관함으로부터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에 이르렀고 장엄지(莊嚴地)에서 해탈지(解脫地)에 이르러서 성문이나 벽지불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여래를 더없이 존귀한 분이라고 합니다.(…)중생세계와 국토세계인 두 세계를 알므로 세간해(世間解)라고 합니다. 방편을 잘 알아서 중생을 조복하므로 조어장부(調御丈夫)라고 합니다. 중생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내지 않게 하고 방편으로 교화하여 고통을 없애고 즐거움을 받게 하므로 천인사(天人師)라고 합니다.”

어떠세요? 부처님이 중생들에게 어떤 분인지가 드러나지요? 불교는 불자들이 고뇌하고 고민하도록 하는 종교가 아니에요. 행복하고 즐겁고 안락한 가운데 교화하는 종교입니다. 오늘날 중국이나 대만불교는 인간불교를 지향합니다. 죽어서 극락 가는 것 말고 우리가 살아서 행복하고 풍요롭고 안락하고 신바람 나는 불교를 말씀하셨어요.

안심정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첫번째가 생활이 즐거운 불교가 되어야 해요. 생활이 즐거우려면 꼭 갖추어야 되는 것이 바로 건강과 재물이겠지요? 먹고 살기도 힘들고 몸이 아프면 즐거울 수가 없으니까요. ‘우바새계경’에서 건강과 재물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어요.

또 자비롭고 도덕적인 불교가 되어야 합니다. 나 혼자 잘되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도 함께 잘되게 해야지요. 부자가 되면 내 것이라고 그 재물 지키는데 급급하지 말고 옆 사람과 나누고 다른 사람도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리고 사찰은 부자가 된 불자들이 시주하면 그 쓰임을 아주 투명하고 도덕적으로 운영해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죽은 뒤 극락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곳이 곧 극락세계가 되는 방법이죠. 건강하고 재물이 풍요로운 불자가 되도록 이끌고 나눔으로 세상을 밝히는 불교가 되어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바새계경’에 그 답이 나와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행복하고 풍요롭고 자비롭고 도덕적인 불교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멋진 불자가 되어 불교계에, 또 한국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일길 바랍니다.

 

 

법안 스님, 중국 보은사 초청 수륙법회 법문

‘운명을 바꾸는 기도법’ 주제
중국 불교계, 지속 방문 요청
법문 통한 한·중불교교류 앞장

▲ 보은사 법회에서 법문하는 법안 스님.
논산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중국 불교계의 초청을 받아 난주 보은사의 수륙무차법회에 참석, 법문을 통해 한·중불교교류에 앞장서 주목받고 있다.

법안 스님은 7월23~28일 난주 보은사측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일정에서 스님은 24일 보은사 포교당 상산사 도량 개광식에 증명법사로 참석한데 이어 수륙재 입재법회에 참석해 법문했다.

특히 스님은 중국 불자들을 위해 ‘운명을 바꾸는 기도법’ ‘정말잘돼를 통한 긍정적인 불심’ 등을 주제로 법문을 설해, 깊은 감동을 이끌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난주 보은사 측은 법안 스님에게 지속적인 중국 방문을 통해 불자들에게 법문해 줄 것 요청했다. 법문을 통해 지속적인 한중불교교류를 이어가자는 취지다.

 
법안 스님은 공식일정을 마무리한 후 안심정사 신도들과 함께 25일 보은사에서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법회에 참석한데 이어 병령사 석굴과 맥적산 석굴, 법문사와 자은사 대안탑 등을 순례했다.


[1355호 / 2016년 8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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