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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지도 경험 살려 풀어쓴 현대적 참선개론서

  • 출판
  • 입력 2016.08.23 13:40
  • 수정 2016.08.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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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명상의 향연’ / 지광 스님 지음 / 능인출판

▲ '선 명상의 향연'
저자는 도심포교의 신기원을 이룬 입지적인 인물이다. 1985년 12월 서울 서초동에 30평 남짓 되는 공간에서 전법활동을 시작해 매년 1000~ 3000여명의 불교대학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 수십만 명이 능인선원 신도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사찰에서 이곳 불교대학 출신 불자들이 주축이 되어 모임을 이끌어가는 등 능인선원은 현대 한국불교에 이정표를 제시한 지성불교, 실천불교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뇌과학·생리학 성과 적극 활용
다른 종교 수행전통들도 소개
“선이란 참 행복 찾아가는 길”

능인선원이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조건 믿는 불교를 이해하고 믿는 불교로 바꾸었다는 점과 더불어 선원 수좌스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선을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대중수행으로 보급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30여년간 수많은 불자에게 지도했던 내용을 토대로 선에 대한 이론과 방법을 상세히 풀어쓴 참선 개론서다. 기존 책들이 옛 조사들의 어록 해설에 중점을 두거나 난해한 학술적인 접근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뇌과학, 생리학, 심리학, 종교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주는 등 선을 현대인의 정서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 인도의 전통수행법과 중국 간화선을 접목시켜 몸과 마음의 건강에 큰 효과를 발휘하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또 유대교의 카발라, 가톨릭의 묵상수행, 이슬람의 수피즘, 요가의 아사나와 쿰바카, 도교수행의 전통을 별도로 소개함으로써 선과 다른 종교의 수행전통을 비교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들 수행법이 불교수행법과 둘이 아닌 길을 지향하면서도 수행단계의 ‘레벨’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참선 요가의 서장 △하나의 장, 영원의 장 △불교와 요가 △종교 전통의 명상 수행체계 △각 종교 전통의 차이점과 공통점 △선의 역사 △간화선의 세계 등으로 구성돼 있어 선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 저자인 능인선원장 지광 스님은 “선이란 참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선이 세계적인 수행으로 정착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한다. “선이야말로 고향을 잃은 현대인들이 다시 우주의 중심에 다가설 수 있는 마지막 복음”이라고 강조했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을 비롯해 마이클 조던, 스티브 잡스 등 저명인사들이 열렬한 선수행자였음을 소개한다. 이어 화두에 들어 깊은 몰입 상태에 이르면 교감신경의 흥분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풍부한 ATP(아데노신3인산)가 활성화되면서 뇌의 세포들이 컴퓨터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등 의학 실험 결과들을 속속 밝힌다. 그리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기업들도 자기 회사 직원들의 능률적, 창의적 생활을 위해 적극 참선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선수행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인 ‘강한 의문’과 ‘강한 집중’은 학업 능력 향상은 물론 창의성 계발에도 대단히 효과적임을 제시한다.

선의 효용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저자는 궁극적으로 선이란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강조한다. 현실의 갖가지 불안정과 심리적 갈등상태를 떠나 본고향을 향해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것이다.

“선의 길, 중도의 길을 따라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궁극의 길을 정성스레 걷다보면 결국 중심에 도달하고, 중심에 들어선다. 상대계를 넘어 절대계, 즉 부처님 나라, 대광명편조여래의 나라에 도착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세계다. 상대세계는 둘 사이의 중심이 하나이지만 ‘절대의 세계’ ‘하나의 세계’는 ‘어디나 중심’이다. 화두는 불성자리, 법성 자리로 수행자들을 인도하는 출중한 도구이다.”

지광 스님은 화두를 의문만을 던져놓은 채 고요히 바라보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의문을 명경지수 위에 낚싯줄 던지듯 던져놓고 무념무상으로 고요히 지켜보라는 것이다. 번뇌가 입질을 하든 말든 낚시를 던져놓고 고요히 바라보는 가운데 번뇌를 흘려보내고 원하는 부처님 세계를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때 번뇌는 멈추지 않으며 심지어 꿈속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결코 흔들리면 안 된다. 다만 번뇌를 잡겠다는 의도만을 던져 놓은 채 고요히 화두를 바라보면 번뇌는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모든 번뇌가 남김없이 사라지면 불성 광명이 드러나고, 독심이 제거되면 법신과 상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한편 이 책 저자인 지광 스님은 1980년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기자로 재직하다 민주화 운동으로 강제해직된 뒤 입산 출가해 지리산과 덕유산 선방에서 수행 정진했다. 2008년에는 서울대대학원에서 ‘간화선 수행론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만8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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